국내 소비자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가 2년5개월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면서 거의 2년만에 처음으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한국은행이 전국 2천91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25일 발표한 `2011년 3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3월 중 소비자심리지수는 98로 전월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전월대비 하락폭은 2008년 10월의 8포인트 이후 2년5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11월 110에서 12월 109, 올해 1월 108, 2월 105로 떨어졌으며 3월에는 넉 달 연속 하락하면서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치를 밑돈 것은 2009년 4월 이후 처음이며, 이는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1999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과거 약 10년간보다 비관적이라는 의미이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생활형편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 CSI는 7포인트 떨어진 82로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CSI가 기준치 100을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응답자가 더 많다는 의미이며, 100을 웃돌면 그 반대다.
6개월 후의 생활형편전망 CSI는 9포인트 떨어진 87로 2009년 3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계수입전망 CSI는 95로 5포인트 떨어지면서 100을 밑돌았으며 소비지출전망 CSI는 109로 3포인트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 CSI는 64로 18포인트 급락하면서 2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하락폭은 월별 조사를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폭이다.
향후경기전망 CSI도 19포인트 급락한 75로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취업기회전망 CSI는 12포인트 떨어진 88로 1년8개월 만에 기준치를 밑돌았다. 금리수준전망CSI는 138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주식가치전망 CSI는 95로 7포인트 하락하면서 기준치를 하회했다. 주택.상가가치전망 CSI와 토지.임야가치전망 CSI는 각각 108과 105로 3포인트씩 하락했다.
반면, 물가수준전망 CSI는 153으로 5포인트 올랐다.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0.2%포인트 높아지면서 2009년 6월의 4.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응답자의 43.9%는 향후 물가상승률이 4.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말부터 전세난과 저축은행 부실, 구제역, 유가 및 물가 상승 등으로 위축되기 시작한 소비심리가 최근 리비아 사태 등 중동 불안과 일본 대지진, 원전 문제 등 여파로 급격히 위축됐다"며 "금리인상 등 여파로 개인 생활에 대한 심리도 안 좋지만, 해외 악재가 더 크게 부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