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처럼 돈 나오는 월지급식 펀드 인기

연금처럼 매월 꼬박꼬박 돈을 지급하는 `월지급식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얼라이언스번스틴 자산운용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AB 월지급 글로벌 고수익 펀드`의 설정액은 24일 현재 1124억원에 달한다. 월지급식 펀드가 설정액 1000억원을 넘긴 것은 이 펀드가 처음이다.

월지급식 펀드는 거치식으로 목돈을 투자한 뒤 매월 투자금액의 일정 비율을 나눠 받는 펀드를 말한다. 2007년 국내에 처음 소개됐으며 현재 설정액 10억원 이상 관련 펀드 14개가 운용되고 있다. 이들 펀드의 설정액은 2688억원으로 아직 큰 시장은 아니다.

그러나 펀드전문가들은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우리나라 인구구조를 볼 때 월지급식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고령 사회인 일본은 지난해 2월 현재 순자산총액 47조엔 펀드시장에서 정기배분형 펀드가 15조8000억엔으로 33%의 비중을 점하고 있다. 은퇴 연령에 접어든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노후 생활자금의 하나로 월지급식 펀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월지급식 펀드는 노후 대비용 성격이 강한 만큼 수익성을 추구하는 주식형보다는 안정성을 우선하는 채권형이 많다.

지급 방식은 매월 투자 원본의 일정 비율을 자동 환매해주는 부분환매방식이 대부분이다. 매월 지급비율이 원본의 0.5%인 월지급식 펀드에 1억원을 넣은 투자자라면 매월 50만원을 받게 된다.

그러나 부분환매 방식은 펀드 수익률이 떨어질 때 투자 원본을 까먹을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 단점을 보완한 것이 채권 수익률 범위 내에서 지급액을 신축적으로 가져가는 월분배방식이다.

국내 출시 관련 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국외채권에 투자하는 `AB 월지급 글로벌 고수익 펀드`는 월분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석재 얼라이언스번스틴 자산운용 대표는 "가급적 원금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펀드의 연 기대 수익률이 7~8%로 은행에 맡기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인 노후 대비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좀더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주식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액티브주식형 펀드인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 C2`는 최근 6개월 수익률이 12.17%로 채권형 월지급식 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매일경제 노원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