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당분간 자동차를 구입할 때 특정 색상의 모델을 주문하기도 힘들 전망이다. 자동차의 고광택 안료를 독점 생산하는 일본 내 한 공장이 지진 피해를 입어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6일 고급 승용차에 사용되는 고휘도 안료인 `시라릭`의 부족으로 포드 크라이슬러 BMW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등 대체 제품을 찾느라 비상이라고 전했다.
시라릭은 자동차 표면에 광택 을 내는 안료로 독일 화학업체 머크 KGaA가 소유한 일본 오나하마 공장에서만 생산되는데 단전과 산업용수 부족 등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포드, 크라이슬러는 최근 시라릭을 사용하는 일부 색상의 자동차 모델은 주문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일본 히타치가 생산하는 90달러짜리 부품 하나로 인해 미국 유럽 등지 10여 개 자동차회사들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WSJ 등에 따르면 일본 도쿄 북부에 위치한 히타치오토모티브시스템의 공기유량센서 생산공장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동 중단됐다. 공기유량센서는 자동차 엔진의 공기량을 측정하는 핵심 부품으로 히타치가 세계 시장의 60%를 점유해 이 부품을 사용하는 완성차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공기유량센서의 공급 차질을 우려해 루이지애나주 슈레브포트 소형 트럭 제조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독일 아이제나흐 공장,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도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프랑스 푸조-시트로엥도 지난 23일부터 이 부품의 공급 부족으로 유럽 소재 대부분 공장에서 생산을 축소했다. 히타치가 공장을 완전히 재가동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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