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3월27일 오후에, 지난3월23일부터 강원도 대기 중에서 미량의 "크세논(Xe방사성 제논)133"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크세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누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방사성 물질 이다. 이같은 사실은 이제 우리나라도 일본 원전사고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 불안감도 날도 더해가고 있다.
KINS는 현재 검출된 크세논의 양은 인체에 영향이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자연 방사선 수준의 2만3000분의 1인 미량이라는 설명이다. 크세논은 기체로 존재하기 때문에 쉽게 공기 중으로 흩어져 버리고, 그래서 지상에 있는 사람이 크세논을 마실 확률은 0에 가깝고, 설사 크세논이 비에 섞여 내린다고 해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황사보다 무해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일본 원전사고에서 유출된 방사능물질이 국내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결코 쉽게 지나칠 수 없다. 일본 원전사고와 관련해서, 우리의 안전도 이젠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누출된 방사성 유해 물질의 양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또 이 유해 물질은 미국을 거쳐 현재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일본 원전 사고 5일 후인 3월17일 미국 서부 지역에서 크세논,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이어 러시아 동부, 아이슬란드, 오스트리아 등지에서도 일본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다. 3월26일에는 바로 우리 이웃인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일본 원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지구 전체가 일본 방사성 물질에서 비롯된 공포에 떨고 있다.
극미량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방사성 물질인 크세논이 검출됐다는 사실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다가 일본 원전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만일 일본 원전사태가 몇달이고 장기화되면 바로 이웃인 우리도 방사능 물질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크세논 유입 경로에 대해서, KINS는 "국제적으로 신뢰도를 공인받은 대기확산 컴퓨터 예측모델(HYSPLIT)로 분석한 결과,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 일부가 캄차카 반도로 이동한 뒤 북극지방을 돌아 시베리아를 거쳐 남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일본 방사능 물질 오염 공포가 커지면서, 우리나라도 한반도 대기 및 연안에 대한 방사능 조사를 강화한다.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3월28일 "울릉도ㆍ독도 주변, 제주도 남쪽 해역, 서남부 도서지방 등 20곳에서 해수와 해양생물 시료를 채취,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는 2주일 후에나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지금까지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해양 및 해양생물 방사능 조사를 실시해왔다.
윤 원장은 이어 "제논 검출을 계기로 주 1회 대기 물질을 채취해서, 방사선 물질을 검사하던 전국 12개 방사능측정소에서 앞으로 매일 분석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3월27일 발표된 크세논 검출과 관련된 은폐 의혹에 대해서 KINS측은 "처음엔 농도가 낮아 의미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들 불안감이 커지면서 KINS도 발빠르게 방사능 물질 검사 횟수를 늘리고 있다.
현재 12곳에 설치된 방사능측정소에서는 1.2m 높이, 즉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과 비슷한 환경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방사성 물질 존재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재난포커스(http://www.di-focus.com) - 유상원기자(goodservice@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