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퀸 사이즈 침대 크기의 아몰레드 패널을 누가 먼저 만드느냐의 전쟁이다.`
삼성과 LG가 3D TV 시장에 이어 8세대(8G) 대형 아몰레드(AMOLED,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시장에서 정면으로 맞붙는다.
아몰레드는 백라이트(BLU)에 의해 빛을 내는 TFT LCD(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와 달리 유기재료에 전류를 흘려보내 자체 발광하게 하는 디스플레이로, 동영상 응답 속도가 1천배 이상 빠르고 색 재현율, 명암비도 월등해 동영상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LG디스플레이(LGD)가 올해부터 8세대 아몰레드 패널 생산을 위한 기술 검증을 본격화하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는 사이즈에 따라 세대 차이가 있는데, 8세대 기판 한 장은 2천200×2천500㎜로, 퀸 사이즈의 침대보다 크다.
이를 TV용 패널로 잘라 쓰면 52인치용 6장, 46인치 및 40인치용 각 8장, 32인치용 15장을 만들 수 있는 크기이다.
반면 5세대(1천100×1천300㎜)는 52인치 1장, 46인치 및 40인치 각 2장, 32인치 3장밖에 나오지 않는다.
SMD와 LGD는 모두 8세대 패널 생산 기술 검증 및 문제점 해결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올해 중 건설해 가동하고 내년 상반기 시제품을 생산한 뒤 2013년 상반기 양산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있다.
2007년 3분기 4.5세대 패널을 생산하면서 시장을 선점한 SMD는 올해 2분기부터는 5.5세대 아몰레드 패널 양산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나서 이를 통해 쌓은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8세대 패널 생산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삼성은 올해 아몰레드 패널 부문에 5조4천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SMD는 아몰레드 신규 라인 증설을 위해 최근 3조4천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기존 주주인 삼성전자가 1조7천억원, 삼성SDI가 3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반면 후발 주자인 LGD는 1분기부터 모바일용 4.5세대 패널만 일부 생산해오고 있으며, 4분기 생산 규모를 더욱 확대한 뒤 올해 8세대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고 나서 내년 1분기 SMD와 같은 시기에 8세대 양산을 위한 장비 발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5.5세대 생산 없이 4.5세대에서 곧바로 8세대로 건너뛰겠다는 전략이다.
LGD로서는 올해 모바일 디스플레이 매출 예상치가 2조6천억원으로, SMD(7조2천억원)보다 훨씬 적어 투자 여력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을 선점하려면 백색 OLED 방식 채택, 코닥 OLED 부문 인수에 따른 원천 기술 확보, 유기소재를 생산하는 LG화학과의 시너지 효과 등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유종우·정희석 연구원은 "대형 아몰레드 패널 생산 기술은 소형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것이어서 기술적 우위보다는 시장 선점 여부가 승패를 가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따라서 "소비자를 공략하기에 좋은 제품을 누가 더 싸게, 더 빨리 양산하느냐가 시장 주도권을 잡는 데 중요한 결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