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유치 나선 지자체장에게 듣는다]<2>염홍철 대전시장

[과학벨트 유치 나선 지자체장에게 듣는다]<2>염홍철 대전시장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의 세종시 입지 사수를 위한 충청권의 공조가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염홍철 대전광역시장은 “정부가 과학벨트 입지를 선정할 때 국가과학기술진흥이라는 국가백년대계 차원에서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가 과학벨트의 최적지임을 주창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40여년간 국가 연구개발(R&D)역량이 축적된 대덕특구와 충북의 오송·오창과학산업단지가 근접해 있어 기초 및 응용과학의 연계가 쉽고, 과학벨트의 조기 정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전자신문은 염홍철 대전시장을 만나 충청권의 입장과 논리를 들어봤다. 다음은 염 시장과의 일문일답.

 -과학벨트의 입지로 충청권이 최적지임을 설파하고 있는데, 당위성은 무엇인가

 ▲먼저 공약에 기반한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충청권 과학벨트 조성은 2007년 17대 대선과 2008년 18대 총선에서 정부 여당이 분명히 약속한 바 있다. 또한 국가과학기술진흥과 성공적인 과학벨트 조성을 위해서도 충청권 입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40여년 동안 40조가 투자된 국가 R&D 거점인 대덕특구 및 오송·오창과 연계해 과학벨트의 기초 과학과 선순환되는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또한 세종시는 도시 기반이 완성돼 부지 확보가 수월하고 확장 가능성이 크며 화강암 지질로 구성돼 지진에 강하고, 국토의 중앙에 위치해 기초과학 진흥관련 전국 각 지역 연계에도 유리한 지역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는데 배경은 무엇인가

 ▲앞서 얘기한 것처럼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는 대통령 공약에 기반한 사실(fact)이다. 대통령께서도 약 8차례의 언급을 통해 세종권에 과학벨트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정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입지의 당위성과 세종시 미비점 보완 등을 근거로 최적지임을 밝힌 바 있다. 최근 지역 매체에서 실시한 과학계 설문 조사에서도 과학자들 대다수가 과학벨트 입지 최적지로 세종시를 압도적으로 선정해 정치적으로나 과학적으로 모두 명분과 당위성을 갖고 있다.

 -과학벨트 입지 측면에서 충청권의 장점은 무엇인가

 ▲먼저 특별법상 입지요건(법6조1항)을 살펴보면 연구·산업기반 구축 및 집적 정도 측면에서 충청권의 대표적인 연구산업단지인 대덕특구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가 IT·BT, 녹색기술 등 부문에서 탁월한 R&D 역량을 갖추고 있다. 우수 정주 환경 조성 측면에서도 세종시는 중앙부처가 들어서는 친환경적이고 국제적인 신도시로 개발되고 있다. 국내외 접근 용이성에서는 청주국제공항이 30분내 거리에 있고, 전국 어디에서나 2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다. 부지확보 용이성 측면에서도 이미 조성된 부지에서 즉시 사업 착수가 가능하다. 지반 안정성과 재해 안정성은 정부에 의해 이미 공인받은 지역으로 내륙에 입지해 재해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과학벨트의 기초과학과 대덕특구의 응용과학을 연계할 경우 과학벨트의 조기 정착이 가능하다. 특히 기초과학 수행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대형기초연구시설(50억 이상)의 경우 충청권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연구장비의 효율적 이용 등 국가 예산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과학벨트 선정과 관련해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국내 과학기술계가 집적된 대덕연구단지의 목소리를 들어봤는가

 ▲최근 대덕특구기관장협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과학기술계 인사들은 환경분석, 경쟁지역분석, 손익 분석 등을 감안하면 세종시가 국가적 차원에서도 적지로 판단된다는 의견이다. 또한 대덕특구 출연연과 가진 토론회에서 과학벨트의 기초연구원을 대덕특구의 생명연,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과 연계할 경우 성공적으로 과학벨트를 조성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전국의 과학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어느 지역이 가장 타당한가 묻는 질문에 충청권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타 지역 설문 응답자들도 전체의 66%가 충청권의 적지로 꼽아 세종시 입지가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충남, 북도와의 공조 체계가 강화되고 있다. 이들 지자체와의 연계 전략은 무엇인가

 ▲올해 1월 충청권 지역의 민·관·정 등을 망라해 ‘과학벨트 공약이행 충청권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공조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 충청권 시·도지사 공동 성명서 발표와 공동 포럼, 공동 대정부 건의 등을 통해 충청권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앞으로 세종시를 거점으로 대덕, 오송·오창 등을 기능 지구로 연계한 과학벨트 종합계획도 마련할 계획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과학벨트 문제가 첨예한 사안으로 쟁점이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과학벨트가 정치벨트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정치권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과학벨트는 정치벨트가 돼서는 안 된다. 과학벨트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조성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는 곳에 입지해야 한다. 지난 110년간 노벨과학상 수상자 551명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각각 238명과 14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수상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과학벨트의 원래 취지가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게 한다. 따라서 정부는 과학벨트 정책의 수요자인 대덕 과학계 의견을 적극 수렴해 객관적으로 입지가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미 추진된 외국 사례를 검토해 기초과학진흥을 위한 선택과 집중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향후 계획은

 ▲앞으로 충청권 입지를 지지하는 정치권을 통해 대통령 공약 이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과학벨트 충청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 등과의 공조를 통해 범 충청권 민심을 중앙에 전달할 계획이다. 또 법적 요건에 따른 세종시 입지 당위성 논리를 개발해 다음달 법 발효시점에 맞춰 정부 및 정치권에 제시하겠다. 이와 함께 대덕특구 및 오송·오창의 R&D 및 기술사업화 연계를 위해 과학계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기고문과 언론 홍보 등을 통해 충청권 대세론을 지속적으로 확산시켜 국가백년대계 차원에서라도 과학벨트가 반드시 세종시에 들어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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