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로는 충분하다. 실행이 문제다.”
29일 발표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모바일 스마트라이프 활성화 계획’에 대한 금융권 한 관계자의 반응이다. 이번 계획은 NFC와 직접 관련된 통신·IT업계뿐만 아니라 SK텔레콤(하나카드와 합작)에 이어 KT(비씨카드 최대주주 등극) 진출로 긴장하는 카드업계에 큰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과제는 많다. 예산이 태부족해 민간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황으로 방통위가 부처 영역이 아닌 카드사를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보안, 글로벌 표준 그리고 소비자 행동패턴 변화 등도 과제다.
◇NFC 공룡 탄생=‘그랜드 NFC 코리아 얼라이언스(이하 NFC협의체)’는 활동 여하에 따라 미국의 대표적인 모바일결제협의체인 아이시스(ISIS)를 뛰어넘는 거대 NFC 공룡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ISIS는 버라이즌와이어리스·AT&T·T모바일USA 미국 이동통신3사로만 구성됐다.
NFC협의체는 정부(방통위)가 주도하는 가운데 이동통신사·카드사·제조사·통신과금업체 등 유관업종 민간 모두가 참여한다. 여기에 한국인터넷진흥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정부기관도 기술개발과 시범사업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로 했다. 해외에서도 유례가 없는 범산업 협의체로 이들의 원활한 협력은 기술 급변속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방통위의 힘, 시험대=방통위는 이번 활성화 계획에서 2015년까지 NFC 결제기 비중 70%, 결제 이용자 비중 60%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명칭처럼 국민이 ‘모바일 스마트라이프’를 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것이다. 업계의 가장 큰 우려는 금융권이 쉽게 따라갈 것이냐는 시각이다. 정책적으로 겹치지 않던 금융사들이어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원대한 목표만 제시할 뿐 구체적 실행계획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계획을 높이 평가한 카드업체 한 관계자는 “방통위만 주관하고, 금융감독원을 끼지 않으면 계획이 힘을 받기 쉽지 않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금융권을 충분히 끌어안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미 금융당과도 함께 가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얻어냈으며 카드사들도 협의체 참여에 적극적이라는 설명이다.
홍진배 방통위 인터넷정책과장은 “다행히 통신사업자들의 파트너사인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얘기가 잘 되고 있다”면서 “단단한 협의체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금융사와 통신사들의 영역다툼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전례를 밞지 않기 위해 NFC협의체를 매주 한차례 이상 개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과제는=전문가들은 이번 계획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보안·표준·확산 등 여러 과제의 우선적 선결을 주문한다. 보안의 경우 본인 확인이 어렵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든다.
김인석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미국에서는 지문을 인식해야만 카드를 쓰는 방안도 고민한다”며 “모바일신용카드는 읽어버리면 끝이라서 본인인증에 대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표준의 경우 자칫 국제표준과 충돌될 수 있고 또한 폐쇄형으로 갈 경우 산업계의 피해와 함께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수십년 사용했던 플라스틱카드 이용 습관을 소비자들이 바꿀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어렵게 구축한 인프라가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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