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찬란하게 빛나던 코스닥 별들이 밤하늘 유성처럼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이른바 `퇴출 리스트`에 옛 코스닥 스타주가 대거 포함된 것이다. 지난해 우회상장 때 화제를 모았던 전기차업체 CT&T가 누적 손실로 자본잠식 위기에 몰렸고, 코스닥 스타지수 편입 종목 중 하나인 포휴먼은 관리종목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대한민국 기술대전 수상 경력이 있는 씨모텍 대표이사는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자살이라는 비극을 맞았다.
◆포휴먼,스타지수에서 탈락=포휴먼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29일 코스닥 스타지수에서 탈락했다. 빈자리는 파라다이스가 대신 채웠다. 스타지수는 코스닥 종목 중 △시장 대표성 △경영 투명성 △재무 안정성 등을 고려해 엄선된 30개 종목이다.
포휴먼은 실적보다는 뉴스로 뜬 종목이다. 증시가 주목한 포인트는 자회사의 디젤자동차 배기가스 저감장치 사업이었다. 카이스트의 온라인 전기차 개발 협력업체 참여 소식, 서울 행당동 천연가스 버스 폭발 사건으로 친환경 디젤차 육성책, 서울시의 매연저감장치 부착 의무화 정책 등의 뉴스에 이 종목은 뛰었다.
하지만 실적은 2009년에 이어 2010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매출액은 42억원으로 2009년(96억원) 대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도 못한 포휴먼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다. 작년 3월 1만1150원까지 갔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8일 1005원에서 멈춰섰다.
◆씨모텍, 키코도 이겼는데…=무선데이터 카드모뎀 제조사인 씨모텍은 취득한 특허만 16개에 이른다. 기술력으로 대한민국 기술대전 동상(2007년), 7000만달러 수출탑(2008년)을 수상하며 승승장구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후 중소기업을 잡아먹었던 외환 파생상품(키코ㆍKIKO)의 위협을 받았지만 작년 10월 모두 떨쳤다. 지난해 11월 1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년 영업 실적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360억원으로 사상 첫 1000억원 고지를 넘었다. 영업이익 44억원은 2009년 대비 183.7% 증가한 수치였다.
발목을 잡은 것은 사업 확장이었다. 김태성 씨모텍 대표는 자신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전기차, 줄기세포 등의 사업에 진출했다.
작년 8월에는 제4이동통신 창립 기업으로 참여했다. 자회사인 제이콤을 통해 저축은행 인수도 올해 초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장책은 결국 화를 불렀다.감사인은 "투자와 자금 관련 중요한 취약점이 발견됐다"며 "중요한 자금 거래의 실질과 적정성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감사의견을 거절했다.
◆피엘에이, 잦은 주인 교체=LCD필터 재활용 업체이자 유전개발 사업을 영위하던 피엘에이도 자본 전액잠식 사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피엘에이의 주사업인 LCD 컬러 필터 재가공 부문은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에 납품을 진행하는 등 일견 양호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2006년 매출 379억원, 영업이익 83억원에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이 악화됐다. 당기순손실은 2007년 87억원 손실에서 2009년 103억원 손실로 점점 커져 갔다.
자금 경색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피엘에이는 사채원리금 만기일이 도래했지만 자금 부족 때문에 42억원 규모의 미지급금이 발생했다. 그간 최대주주의 변동도 잦았다. 2008년 밸류에셋매니지먼트가 지분의 10.81%를 보유했으나 같은 해 에코인하우스 리미티드가 7.69%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 2009년에는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 외 1인(7.46%)에서 다시 에코인하우스(6.49%)로 6개월 만에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피엘에이 주가는 지난해 7월 6240원에 달했지만 이달 25일 현재 사상 최저가 수준인 1620원까지 곤두박질치며 거래정지를 당했다.
[매일경제 김대원 기자/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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