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내부 변화와 혁신부터 먼저 하겠다."
30일 취임 사흘째를 맞은 권혁세 신임 금감원장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이 겸허하게 반성하고 이를 토대로 검사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감독 과정에서 조기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부분은 없었는지, 소비자 보호는 엄정하게 지켜졌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감독당국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한국은행이나 거시경제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들과 함께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권 원장은 다시 재현 조짐을 보이고 있는 금융지주사 간 지나친 영업경쟁에 대해 경고하면서 "금융회사들도 과거처럼 외형경쟁에만 나설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권 신임 원장은 이어 "금융감독을 제대로 하기에 앞서 내부 쇄신과 변화가 상당히 필요하다"며 "전반적인 감독업무에 대한 진단을 통해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독원이 바뀌면 금융회사들도 자연스럽게 바뀌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특히 검사업무 강화에 조직개편의 초점을 두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검사인력이 많이 약해졌다는 내부와 외부 평가를 잘 알고 있다"며 "검사능력과 전문성 제고에 역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법정관리 신청 전에 LIG건설이 대규모로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것과 관련해선 "이번 사태와 관련된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검사하고 실태를 파악할 예정"이라며 "감독으로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는지, 제도적인 허점은 있는지 등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따라 당초 5월로 예정됐던 LIG손해보험에 대한 정기검사를 앞당겨 다음주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검사에서 금감원은 LIG건설에 대한 LIG손보 측의 채권 규모와 계열사 부당지원 여부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이 같은 방침으로 LIG 등 대기업들의 건설계열사 꼬리 자르기에 대한 금융당국의 엄격한 대응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매일경제 이창훈 기자/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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