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의 힘
엘프리다 뮐러-카인츠, 크리스티네 죄닝 지음. 강희진 옮김. 끌레마 펴냄.
사람은 살아가면서 늘 결정의 순간을 맞이한다. 한순간 그릇된 방향으로 판단하면 오랫동안 쌓아왔던 노력은 물거품으로 돌아가기 일쑤다. 결정의 순간에 성패를 가르는 판단의 중요성은 기업도 마찬가지다.
현실의 막막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삶의 목표를 잃은 사람들, 선택의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이 아니다. 진정으로 자신이 옳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어떤 ‘힘’이다. 사람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시키는 대로 따를 때 자신의 목표를 더욱 잘 인지하고 내적인 확신과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정보의 홍수 시대에는 논리적 사고로만 접근하면 곧 한계에 부딪히기 십상이다. 이때 가장 강력하고 설득력 있는 의사결정 도구가 바로 ‘직관(Intuition)’이다.
직관은 논리적 추론이나 과학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한 걸음 나아가 직관적 지능이란 개개인의 영적인 특성과 인성의 요소가 더해진 개념이다. 직관적 지능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영혼과 인성적 특성을 단련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탁월한 직관적 지능의 소유자로 여겨지는 스티브 잡스가 동양 사상에 심취해 평소 명상과 수련을 즐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항상 최고만을 꿈꾸고 세계인을 놀라게 하는 아이콘 제품을 내놓은 그의 개인적 목표는 ‘우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직관이라고 하면 일부 비범한 사람들만 가진 번득이는 영감이나 천재성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실은 아니다. 직관은 얼마든지 계발할 수 있지만 그 방법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많은 이들이 직관의 힘과 중요성을 인지하면서도 결정적 순간에 직관적 지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저자들은 직관적 지능을 기르는 것을 당겨놓았던 사이드 브레이크를 푸는 일에 비유한다. 인간은 8기통 엔진을 장착하고도 2개의 실린더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자동차와 같다고 한다. 하지만 직관적 지능만 계발하면 8개 모두를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자동차로 거듭날 수 있다.
책은 직관적 지능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그 개념부터 정확히 이해하고 구체적인 방법에 따라 꾸준한 훈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자기 자신을 분석하고 자신의 감정을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직관은 바로 머리가 아니라 가슴, 즉 내면의 목소리에 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의 경험이 바로 그 해답을 준다. 정신의학 분야에서 수십년간 축적해 온 방대한 상담 사례를 통해서다.
결정적 순간에 직관을 활용하는 방법으로는 숨은 동기 파악하기, 결단력 기르기, ‘열쇠 결정’과 그에 따른 연쇄작용 이해하기, 유혹 물리치기, 오성과 감정을 조화시키기, 장애물과 경고 신호 구분하기 등을 매우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또한 직관적 지능을 훈련하기 위한 성격적 특성 13단계를 설명한다. 특히 책이 권하는 다양한 훈련 과제와 실전 테스트는 누구나 손쉽게 활용해 봄직한 유용한 방법들이다.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다 보면 누구나 자신의 잠재된 가능성을 구체적인 현실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게 저자들의 확신이다.
1만5500원.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