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봉석 홍정규 기자 = 금융감독당국이 이달 중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금융위의 판단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론스타 수시 적격성에 대한 결론을 4월 중 내려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의 `걸림돌`로 작용한 수시 적격성 문제를 최대한 빨리 매듭짓겠다는 것.
이와 관련해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6일 정례회의에 법률 검토 결과를 금융위에 보고하기는 다소 촉박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해 오는 20일 정례회의에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지난달 16일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최종 판단을 유보한 금융위가 약 1개월 만에 이 문제를 둘러싼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금융위는 산업자본(비금융 주력자)으로 볼 수 없어 정기 적격성은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리면서도 수시 적격성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의 파기환송으로 인한 사회적 신용요건 충족 여부에 대해 추가적인 법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 결론을 유보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이라도 금융위가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못박은 셈이어서, 결국 정기 적격성뿐 아니라 수시 적격성도 큰 문제가 될 게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금융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애초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은 `곁가지`에 불과했다"고 말해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하나금융은 이미 지난달 31일 외환은행 주주총회에서 하나금융 측이 추천한 윤용로 행장 내정자 등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한 모든 행정적, 재무적 작업을 완료한 상태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 자회사 배당 2조2천억원과 회사채 발행 1조5천억원, 1조3천35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인 4조6천888억원을 확보해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 측에 돈을 건네고 외환은행 지분과 경영권을 넘겨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남은 절차는 금융위가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판단을 끝내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을 승인해주는 것인데, 금융위가 4월 중 자회사 편입 선결조건에 대한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힌 만큼 `운명의 날`이 가까워진 셈이다.
그러나 인수 승인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인수 반대 투쟁을 벌이는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 때문이라도 당장 오는 6일 정례회의나 임시회의에서 안건을 올리기는 힘들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또 20일 정례회의에 안건을 올리더라도 수시 적격성에 대한 판단을 다시 유보하거나 예상과 달리 부적격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는 데다 9명의 금융위원회 위원 가운데 3명이 임기 만료로 교체된 점도 승인 일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모든 준비가 끝났는데, 승인이 안 나서 일이 손에 안 잡힌다"며 "하루라도 빨리 당국이 승인을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