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렌드 2.0] 리더 키우려면? `떡잎` 알아보고 `시스템`으로 검증을

[비즈트렌드 2.0] 리더 키우려면? `떡잎` 알아보고 `시스템`으로 검증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교세라 제조부문 아메바 조직 운영 모습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철저하고 집요하게 도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과 조직이 변해야 한다.”

 지난 1월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와 동시에 LG그룹은 차세대 최고경영자(CEO) 후보 육성 계획을 제시했다. 부장급 이상 간부 사원 500여명을 뽑아 미래의 CEO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기업의 미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뛰어난 리더 확보가 관건이라는 분석에서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사업리더, 어떻게 양성해야 하나?’라는 보고서에서 “지속성장 기업이 되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가를 키워내야 하고, 무엇보다 양성 체계를 잘 갖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업 내부에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의 경영철학과 사업전략, 고유 업무 프로세스와 일 처리 방식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려면 오랜 기간 조직과 함께한 직원이 효과적인 경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차세대 리더 양성을 위한 조건으로 △조기 발굴 △주도적 사업 경험 △체계적 성장 관리 등을 제시했다. 사업리더 양성의 우수사례로는 GE, P&G, 교세라를 소개했다.

 GE 사업 전체를 이끌고 있는 제프리 이멜트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막 졸업한 25세에 현재 부회장인 데니스 댐머만을 만났다. 댐머만은 “나는 단지 몇 번의 대화만으로 단번에 비범한 사업가적 잠재력과 리더십을 타고 났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멜트는 채용 단계부터 사업가 양성 대상으로 선택돼 집중 관리를 받아 현재의 자리에 올랐다.

 P&G는 ‘브랜드매니지먼트 시스템’을 통해 브랜드매니저라는 사업가가 배출된다. P&G는 채용 대상부터 각 나라의 상위 최우수 대학 출신으로 제한하며 입사 전 경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기본 역량 검증 뒤 2~3일간 합숙을 통해 마케팅 세미나 과정을 실시하고, 여기서 뽑힌 이들은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정규직과 거의 같은 수준의 실무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교세라의 차세대 리더는 ‘아메바 경영’을 통해 양성된다. 아메바 경영이란 전체 조직을 소규모 단위로 나눠 각 조직을 하나의 독립적인 중소기업처럼 운영하는 것이다. 평균 조직원은 20~30명 수준이다. 여기서 사업성과를 거둔 리더는 더 큰 아메바 리더로 올라가며 자연스럽게 사업가의 자질을 검증받는다.

 강진구 연구위원은 “효과적인 사업가 양성을 위해서는 사업가적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조기에 발굴해 이들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책임져보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