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로 알려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시한이 다음달로 또다시 연장된다. 대우일렉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란계 다국적기업 엔텍합그룹에 인수대금 지급일(매매계약 종결일) 마감 시한을 4월 7일로 2개월 연장해준 데 이어 또 한 번의 기간 연장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번 조치는 채권단이 엔텍합 측에 인수대금 마련 시간을 벌어주는 `최후통첩`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를 통해 대우일렉 매각의 불씨를 이어갈 수 있게 됐지만 5월 중에도 인수대금 납입이 이뤄지지 못하면 매각 불발의 미궁으로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일 우리은행 등 채권단에 따르면 대우일렉 채권단은 대우일렉 인수대금 잔금과 한도성 여신 등 4137억원 납입의 마지노선을 5월 중으로 늦추는 변경계약안을 엔텍합 측과 최종 조율 중이며 이번주 중으로 변경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파악됐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인수대금 납입 시한을 4월 7일까지 한 차례 연장해줬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데드라인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변경계약을 체결하면 이번에 명시된 날짜는 꼭 이행해야 하며 5월 중 대금 납입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텍합은 대우일렉 인수를 위한 계약금 578억원을 채권단에 납부했으며 500억원대 대우일렉 한도성 여신을 포함해 인수대금 4137억원을 추가 납입해야 한다.
엔텍합은 자체 자금과 국내 금융사 차입,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매각 연장 조치는 대우일렉 매각을 이번에 꼭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텍합과의 매매계약이 무산되면 차순위 협상자인 일렉트로룩스와 협상할 여지도 있지만 새로운 원매자와 협상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만큼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
대우일렉의 채권 금융회사는 자산관리공사(48%) 외환은행(6.6%) 신한은행(5.8%) 우리은행(4.8%) 서울보증보험(2.3%) 등이다.
대우일렉은 옛 대우전자 시절인 1999년 8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을 진행했다.
채권단은 2006년부터 대우일렉 매각을 추진했지만 2007년 1월 인도 비디오콘-리플우드 컨소시엄과 매각협상이 결렬된 데 이어 2008년 모건스탠리PE의 인수 포기, 2009년 1월 리플우드와의 매각 무산 등 세 차례 매각 불발을 겪었다.
대우일렉 채권단은 2009년 11월 대우일렉 재매각 공고를 내고 이란계 가전업체인 엔텍합을 2010년 4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일경제 황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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