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놀이문화 ‘윷놀이’가 국제 해킹방어대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전자신문이 4~5일 이틀 동안 개최한 국제해킹방어대회 및 글로벌 보안콘퍼런스 ‘코드게이트 2011’에서 처음 선보인 ‘윷 챌린지(YUT Challenge)’가 막판까지 흥미진진한 경기 양상을 보이며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4일부터 오전 10시부터 5일 오전 10시까지 24시간 동안 꼬박 진행된 ‘코드게이트 2011’ 국제해킹방어대회 우승자는 미국 PPP-CMU팀이 차지했다. 이 팀은 미국 카네기멜론대 보안연구모임 팀으로, 지난해 코드게이트에서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4일 12시 25분께 지난해 우승팀인 스웨덴 해킹 포 소주(Hacking For Soju)가 첫 문제를 풀며 대회의 포문을 열었지만 이후 한국의 포스텍 보안동아리 플러스(PLUS)가 내내 선두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자정 이후 PPP팀이 맹렬한 기세로 선두로 치고 올라와 마침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번 윷 챌린지 해킹대회에서 처음 선보인 ‘타임 어택’이 승패를 갈랐다. 타임 어택 문제는 대회 중후반 출제팀이 내놓는 역전 찬스 문제로 이 문제를 풀면 윷판의 어느 위치에 말이 있든 원하는 위치까지 이동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한 시간 안에 풀지 못하면 문제는 사라진다.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순위경쟁을 계속하던 PPP팀과 플러스팀이 결정적으로 차이를 보인 건 타임 어택 문제를 모두 PPP팀이 해결하면서부터다.
3위와 4위전도 치열했다. 한국 직장인 언더그라운드 해킹팀 한국 애꾸눈 잭(One-Eyed Jack)이 3위로 올라오자 예선을 1위로 통과했던 일본 스테고마(sutegoma) 두 팀이 바짝 뒤를 쫓았다. 애꾸눈 잭과 스테고마는 점수상 동률을 기록했지만 먼저 기록을 달성한 애꾸눈 잭이 3위를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PPP-CMU에게는 상금 2000만원과 ‘지식경제부 장관상’이, 2위 플러스팀은 상금 1000만원 ‘한국인터넷진흥원장상’, 3위 애꾸눈 잭팀에게는 500만원의 상금과 ‘코드게이트 조직위원장상’이 수여됐다.
행사 총진행을 맡은 정태명 코드게이트조직위원장은 “이번 코드게이트 2011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모토 아래 한국의 특성을 반영, 말을 전략적으로 써서 팀워크를 발휘해야 승리할 수 있는 윷놀이 방식에 참가팀들이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앞으로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행사 이틀째인 5일에는 스턱스넷 등 기반시설에 대한 위험을 방어할 방안들이 논의되는 ‘IT 기반 제어시설 정보보호 포럼’과 코드게이트 윷 챌린지 문제풀이 및 보안 솔루션 전시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렸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