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기관의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은 정부든 기업이든 모든 기관장에게 한결같은 숙제다. 사실 해법은 제각각이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시스템 사고’로 해결 가능하다.
‘시스템 사고’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단지 관련된 업무들을 서로 연결시켜 생각하는 것이다. 내 업무의 산출가치가 무엇이고, 또 내 업무의 고객이 누군지 정해지면 나와 고객이 연결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모든 업무가 선후 프로세스로 연결된 상태를 경영시스템이라고 하고 이런 접근방식을 ‘시스템 사고’라고 한다.
우선 조직 구성원들은 업무를 ‘프로세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게 문제다. ‘프로세스’란 ‘의도하는 목적물을 산출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무엇을 산출하려고 하는지 즉 ‘산출가치’가 명확해야 한다.
또 프로세스라면 반드시 ‘고객’개념이 존재해야 한다. 고객이 없다면 산출물을 내는 과정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프로세스마다 산출물과 고객 개념이 명확해야 하지만 직원들에게 자신이 수행하는 프로세스와 산출가치가 무엇이고 누가 고객인지 핵심성과지표(KPI)를 물어보면 보통은 어리둥절해 한다.
ISO 9001 국제규격에서는 프로세스 접근방식이라 하여 업무를 프로세스 형태로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ISO 인증 유무와 관계없이 기관들이 프로세스 개념에 따라 업무를 정의해 놓고 있지 않은게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업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도 않다. 업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저마다 모두 중요하니 무엇이 핵심인지 알 도리가 없다.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흐름(가치흐름)에 따라 서로 관련된 프로세스들만 잘 연결해도 ‘시너지(시스템의 에너지)’라는 커다란 힘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관련된 업무가 잘 연결되기만 해도 경영시스템은 시너지를 내게 될 것이며, 선후 업무가 잘 연결된 상태라면 기관의 성과는 자원의 업무부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현실적으로는 바로 이 업무가 ‘핵심 프로세스’가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핵심프로세스를 결정할 때 기관의 미래비전이나 전략적 중요성을 먼저 이야기해 왔다면, 다시 한 번 숙고할 필요가 있다. 부분 최적화에서 벗어나서 전체 최적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분 최적화란 근본적으로는 구성원과 조직 전체의 이해관계가 정렬(Alignment)되어 있지 않을 때 발생한다. 이런 상태에서 구성원 개개인에게는, 조직 전체의 성과보다는 당장 자신 앞에 떨어진 성과가 더 급하고 중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식스 시그마(Six Sigma), 전략적 성과관리(BSC), 고객만족(CS)경영, ERP, ISP 등 우리에게 익숙한 경영혁신 기법들은 어느 것이나 예외 없이 프로세스를 토대로 한다. 하지만, 프로세스의 실체를 알지 못하면 경영혁신은 뜬구름 잡기에 지나지 않는다.
조직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원하는 성과관리팀장, 전략기획부장, 기획관리본부장, 기관장이라면 유행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기법들에 현혹되지 말고 경영시스템에 눈을 떠야한다. ISO 9001 하나 만으로도 충분하다. 업무 프로세스마다 산출되는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물어보고, 각각 고객을 정의해보라. 고객에게 산출가치를 얼마나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지에 따라 합리적인 프로세스 성과지표도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협업과 소통이야말로 기관의 미래를 결정할 패스워드가 아닐까?
김현식 P&M컨설팅 대표 dearhy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