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입지를 선정하는 작업이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특히 당초 상반기(6월까지) 선정을 목표로 했지만 정부가 서두르고 있는 만큼 예상보다 시기가 당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월쯤에는 대략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이 무산된 뒤 과학벨트 입지에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는 7일 과학벨트위원회 첫 회의를 연다고 6일 밝혔다. 과학벨트위원회는 입지를 비롯해 과학벨트사업과 관련된 주요 내용을 결정한다.
5일 발효된 과학벨트특별법에 따르면 입지 선정을 포함해 과학벨트의 기본계획은 전적으로 과학벨트위원회가 심의ㆍ결정하게 된다. 과학벨트위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수장으로 교과부ㆍ기획재정부ㆍ행정안전부ㆍ국토개발부ㆍ지식경제부ㆍ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 차관 6명과 민간전문가 13명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됐다.
과학벨트 입지는 과학벨트위 산하 분과위원회 중 하나인 입지평가위원회가 심사ㆍ평가할 사안이다. 입지평가위는 10명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김상주 대한민국 학술원 회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입지평가위 역시 내일 공식 활동에 들어간다.
입지 평가에 앞서 구체적 선정 기준도 위원회에서 정한다. 과학벨트법에 규정된 `거점지구`의 기본적 입지 요건은 △연구ㆍ산업 기반 구축 및 집적의 정도 △우수한 정주환경 조성 정도 △국내외 접근 용이성 △용지 확보의 용이성 △지반 안정성 및 재해 안정성 등이다.
교과부 측은 "이 요건에 맞춰 입지평가위가 평가 기준을 만들고 평가 방식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과학벨트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지역은 대전ㆍ충청권, 광주ㆍ호남권, 포항ㆍ대구ㆍ경북권, 창원ㆍ경남권, 과천ㆍ경기권 등이다.
사실상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자체가 과학벨트 유치전에 뛰어든 셈이다. 더구나 영남권 신공항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과학벨트 사업을 둘러싼 지역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 정치권이나 지차체가 분산 유치를 주장하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세계적 석학들이 연구하고, 살고 싶은 창조적 연구 환경`이라는 당초 과학벨트 조성 취지가 가장 중요한 잣대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과학벨트 사업비에 땅값이 포함돼 있지 않은 만큼 땅값이 입지 선정에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과학기술 관계자는 "분산 유치를 주장하는 지자체들의 계획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어찌됐든 과학벨트 주요 시설인 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을 떨어뜨려놓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가 당장 수용 가능하고 저렴한 땅을 제공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계는 과학벨트 기본구상에 이미 `지역 분산` 개념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한다. 기초과학연구원이 50여 개 연구단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에 두고 나머지는 모두 전국 대학이나 연구소, 해외연구소 등에 `사이트 랩(Site-Lab)`으로 분산 설치되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심시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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