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턴채용 인원 1008명 그중 정규직 전환은 0명.
지난해 한국전력의 인턴 직원 채용 관련 성적표다. 인턴을 대대적으로 채용하고 정규직 전환에는 인색함을 보였던 한국전력이 올해에도 873명이라는 대규모 인턴을 채용했다. 올해 채용규모는 전체 공공기간 인턴 채용의 8.7%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 올해는 한국전력에서 인턴의 정규직 전환이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벌써부터 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전력의 인턴채용 면접과 업무편성에 대한 정보와 함께 정규직 전환요건에 대한 질문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해와 다르게 한국전력은 인턴채용 공고를 통해 혜택 사항으로 정규직 공채전형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작년 12월에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서 인턴 1만명을 채용하고 이중 20%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어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규직 전환 긍정론과 부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긍정론은 재정부의 20% 채용 계획을 근거로 정규직 공채전형에서 서류면제 정도의 혜택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부정론은 과거 한국전력 인턴 경험을 토대로 전공과 상관없이 일반 사무 및 현장 보조 등 한직이 많았던 만큼 힘들 것이란 의견이다.
현재 한국전력 측은 이번 인턴직들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일정비율은 전환할 예정’이란 방침만 정하고 시기·계획·자격요건 등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
알려진 것은 올해 하반기에 4직급(대졸 수준) 정규직 공채 전형방법에 준하는 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라는 정도다. 이 또한 채용인원·전형방법·선발분야·시기 등 세부내용이 변동될 수 있어 불확실하다.
한전 내부에서는 올해 인턴 역시 지난해와 마차가지로 정규직 전환이 없거나 극소수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인턴 채용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을 위한 생색내기라는 내부 비판의 목소리도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대부분의 인턴들이 실무와 관련 없는 직종에 5개월 정도 근무하다 다 나갔다”며 “정규직 전환 기회 제공이 아닌 사실상 아르바이트나 다름없었다”고 지적했다.
한전 측은 인턴 채용은 정규직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보다는 오히려 사회공헌 차원이 크다는 입장이다. 인턴직들에게 별도의 가산점을 주는 것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반기 진행할 공개채용 자체에 형평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올해 인턴직 정규직 전환 역시 공개채용 가산점 여부에 논란이 많아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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