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동 G밸리에 위치한 인피니트헬스케어 본사의 한 회의실은 두 벽면이 세계 각 지역의 지도로 빼곡하게 차 있다. 이 회사 이선주 사장은 판매가 이뤄진 지역에 스티커를 붙여 표시하다 어느 때부턴가 스티커가 지도를 너무 많이 가리는 바람에 그만뒀다.
의료영상정보 소프트웨어 기업인 인피니트헬스케어가 지난 3월 설립된 브라질 법인에 이어 올해 베트남·인도·콜롬비아에 3개 법인을 추가로 설립한다. 기존 8개 법인과 더해 총 12개의 해외법인을 보유하게 된다. 토종 중소 솔루션 기업으로선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해외 진출 사례다. 현재 해외에만 25개국 820여개 의료기관에서 인피니트헬스케어의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를 쓰고 있다. 국내 시장에선 70%가 넘는 1350여개 기관이 사용 중이다.
이 사장은 “소프트웨어는 일반 제조품과 달리 서비스가 중요한데 대리점만으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며 SW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설립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피니트헬스케어가 처음 해외 시장을 개척할 때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성 부족으로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 사장은 “병원 영상의학 담당자에게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이제는 PACS 분야에서는 GE나 후지 등 글로벌 기업의 경쟁상대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수출액은 지난해 1000만달러를 넘겼다. 전체 매출의 25%를 해외 수출이 차지했다. 올해는 1500만달러에 도전한다. 2014년에는 새로 개발 중인 ‘차세대 PACS’를 발판삼아 세계 시장 5% 이상을 점유, PACS 분야 글로벌 5강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50여곳으로 판매국가를 늘릴 계획이다. 현재 시장에서 5%를 넘기려면 3000만달러 이상 수출해야 한다. GE가 19%로 1위, 후지가 10% 안팎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차세대 PACS는 클라우드 기반 방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의료 전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더욱 편리하게 개발 중이다. 병원간 협동 진료도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모바일에서 의료영상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스마트 PACS 시스템도 개발을 완료하고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았다.
이 사장은 “캐나다·호주·러시아 등 아직 개척해야 할 시장이 많이 남아 있다”며 “이 분야는 가격보다 품질 경쟁력을 우선적으로 보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100명인 R&D 인력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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