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해킹 공동대응 추진

◆ 현대캐피탈 해킹 파문 ◆

정부와 여신협회가 현대캐피탈 고객 정보 유출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거래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한 금융권 공동 대응시스템 구축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현대캐피탈 사태와 관련해 "대단히 의미가 큰 사건이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개별 금융회사 차원이 아니라 권역별 또는 전체 금융권이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공동 재원을 조성해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한 해킹방지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관련 법규를 정비하는 동시에 은행과 보험, 금융투자업 등 금융권역별로 정보보안 솔루션을 개발ㆍ운영하도록 재원 조달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IT강국인 한국에서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방어시스템을 만드는 데는 상당한 재원이 소요되겠지만 IT산업과 금융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대규모 고객 정보 해킹사고를 당했던 저축은행업계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저축은행들은 전산거래 활성화에 따른 고객 정보 보호 필요성을 인식하고 저축은행중앙회가 개별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기금을 모아 공동 방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현대캐피탈 사태는 고객 정보 유출 피해자 규모가 갈수록 늘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파문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콜센터에 문의전화가 빗발치면서 오전 한때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추가적인 영업활동을 멈춘 상태로 사실상 비상가동체제에 들어갔다"며 "피해 규모와 추가 피해 여부 확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오전 검사인원 6명을 투입해 사고 발생 경위와 해킹정보 범위 파악에 나섰다. 또한 모든 금융회사에 해킹방지 대책과 정보보호 대책 이행실태를 자체 점검해 결과를 보고하라고 요청했다.

[매일경제 송성훈 기자/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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