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서비스 글로벌 성공시대

"국내는 좁다. 해외에서 경쟁하자."

IT서비스 기업들이 907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해외 시장 공략에 숨 가쁘다. 전 세계 시장의 1~2%에 불과한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뒤로하고 `신세계`에서 글로벌 대기업과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은 앞선 기술력으로 전 세계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선도적으로 진행해온 전자정부 사업의 경우 개발도상국에서 사업을 싹쓸이하고 있어 경쟁 상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의 해외 진출 성과는 눈부시다. 2008년 5억4000만달러에 불과했던 해외 수주액은 지난해 2년 만에 2.5배 성장한 12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지역도 다양했다. ITS 시스템(키르기스스탄), 모바일결제 시스템(미국), 지하철관리 시스템(브라질) 등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막론해 성과를 거뒀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관계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다양한 IT 프로젝트를 수행한 노하우를 인정받아 해외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T서비스의 경우 기업 생산성을 높여주는 숨은 공신으로 글로벌 기업의 문화, 프로세스 등을 이해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다. 따라서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문화의 벽을 넘어서 이제 성공의 역사를 쓰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의 경쟁력은 실질적인 숫자가 증명해준다. 날리지리서치그룹(KRG)이 IT서비스 업계 글로벌 대표 기업 CSC, SAIC, ACS와 국내 3대 IT서비스 기업(삼성SDS, LG CNS, SK C&C)을 비교한 결과 국내 기업의 이익률은 평균 9~10%대를 기록했다.

8~9% 수준인 글로벌 기업에 비해 높은 것이다.

글로벌 기업에 비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 종업원 수 등 외형 규모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생산성을 자랑하는 것이다.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은 올해도 눈부신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해외 수주 목표는 15억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수주 목표는 불과 3년 전 실적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4년 후인 2015년에는 올해의 2배에 달하는 30억달러 규모 수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정철길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장(SK C&C 사장)은 "IT서비스 산업이 한국 수출의 10대 품목에 들어갈 수 있도록 협회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15개 국가에 민관 수출사절단을 파견해 2015년 해외 수주 30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산업 환경 및 법제도 개선, 수출 및 글로벌 사업 지원, IT융합 사업 등 신규 비즈니스 창출 지원 등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삼성SDSㆍLG CNSㆍSK C&C `3인방` 전략은

업계에서도 주요 IT서비스 기업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S는 올해 매출 목표 5조원 중 2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SDS 측은 "전자정부 등 삼성SDS가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를 제품화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모바일과 개방형 스마트 플랫폼으로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S는 시장 상황에 따라 올해 매출의 20%까지 해외에서 창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2015년에는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LG CNS 역시 10년 안에 해외 매출 비중을 50%대로 높인다는 복안이다. 올해에도 전체 3조4000억원 매출 중 해외 매출을 3500억원까지 끌어올리고 스마트 비즈니스 등으로 고객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SK C&C도 2008년 2%대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 비중을 올해는 1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 C&C는"모바일과 그린IT,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그리드 사업이 해외 전략 사업"이라며 "인도와 중동, 유럽 등지로 시장을 확대하고 SK그룹 계열사와 협업을 통한 모델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모바일커머스(미국)와 지능형교통시스템(중국), 우편(카자흐스탄)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IT서비스 구축 사업자가 아닌 스마트 서비스 사업자로 변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자체 평가다.

다른 IT서비스 기업들의 자신감도 대단하다. 포스코ICT는 중국 인도 베트남 등 해외 거점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한편 브라질 동남아 지역으로도 점차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해외 수주 비중을 20%대 이상으로 높여 나간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홍콩 이란 브라질 등에서도 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제조 분야에서 이미 쌓아놓은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시장 경쟁력을 점차 강화하면서 동시에 영업 대상 국가를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동유럽과 동남아 등지의 공장 생산관리시스템(MES), u-조선소 정보화 사업 등에서 확실한 사업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쌍용정보통신 역시 지난해 수주한 1000억원 규모의 `2011 카자흐스탄 동계아시안게임 대회종합정보시스템 구축 운영 사업` 수주를 발판으로 스포츠, 국방 분야 세계 시장을 두드릴 계획이다.

[매일경제 황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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