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앤펀/묵현상의 골프세상]느린 그린 대처법

 주말 골퍼들의 플레이를 보고 있노라면 가장 안타까운 것이 다섯 걸음 정도가 되는 3∼4m 퍼트를 넣지 못하는 것이다. 이 정도 거리의 퍼트는 대개 다 짧아서 안 들어간다. 퍼팅 거리가 짧아지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골프코스의 그린이 느리기 때문이다. 손님 받기 바빠서 골프장 측에서 그린 관리를 할 시간이 없다. 그러나 농부가 밭을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보니 이렇게 느린 그린에서도 다섯 걸음 퍼트를 넣을 궁리를 해야만 하는 것이 주말 골퍼의 숙명이다.

 그린이 느릴 경우에는 퍼터를 무거운 것으로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물리학에 나오는 운동량 보존법칙에 따르면 헤드 무게가 무거워지는 만큼 그 비율대로 거리가 더 나게 되어 있다. ‘헤비 퍼터’라는 브랜드로 덤벨만큼 무거운 퍼터가 판매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싸지 않은데 이상하게 한국에서는 세 배 가격이다. 두 번째로, TV 골프 중계를 보면 LPGA나 유러피언 투어 선수들은 투볼 스타일 퍼터를 많이 쓰지만 미국 PGA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블레이드 퍼터를 많이 쓰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PGA 경기가 열리는 골프코스의 그린이 LPGA나 유럽 골프코스에 비해 빠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힌트가 있다. 느린 그린에서는 블레이드 퍼터보다 투볼 스타일 퍼터가 제 거리를 보낼 확률이 높다. 물리학적으로 보더라도 투볼 퍼터는 무게중심이 뒤쪽에 있어서 블레이드 퍼터보다 볼이 더 잘 굴러가게끔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골프코스에서는, 특히 주말 골퍼에게는 투볼 퍼터가 훨씬 유리하다. 세 번째 방법은 연습을 많이 해서 퍼터의 스윗 스팟으로 볼을 치도록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은 퍼터 헤드의 중심부, 즉 스윗 스팟으로 볼을 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임팩트 순간에 토우 부분에 맞거나 아니면 힐 부분에 맞아서 거리에서 10% 정도 손해를 보기 때문에 3∼4m 퍼트에서 홀 앞에 멈추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조금 길게 보고 퍼트를 하면 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잘 안 된다. 마음 속으로는 30㎝ 더 보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퍼팅을 하는 순간에는 자기도 모르게 임팩트 순간에 퍼터 헤드를 감속해 버리고 만다. 이건 요즘 유행하는 씨엠송처럼 간 때문이다. 퍼팅한 볼이 홀을 훨씬 지나칠까 간이 오그라들어서 그런 것이다. 느린 그린에서는 장사가 없다. 용감하게 때려 넣는 사람만이 버디를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