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컬처]뇌사와 식물인간의 차이

 사람의 죽음을 판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의식은 없지만 숨은 쉬고 있다면 살아있다고 본다면 인공호흡기를 달고 호흡은 하지만 뇌 활동은 완전히 멈춘 상태는 살아있다고 봐야 할까.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헷갈리게 하는 ‘뇌사’와 ‘식물인간’의 차이는 뭘까.

 뇌사는 말 그대로 뇌의 죽음을 말한다. 대뇌와 뇌간이 모두 복구할 수 없는 손상을 입어 뇌 전체 활동이 정지된 상태다. 인지, 각성, 호흡이 모두 제로다.

 ‘의식’은 ‘각성’과 ‘인지’로 나눠진다. 각성은 깨어있는 상태로 뇌간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 인지는 자극을 받아들이고 해석하고 기억하고 대책을 세우는 뇌의 사고기능으로 대뇌가 관장한다.

 뇌간은 뇌구조에서 대뇌를 떠받치는 모습을 하고 있다. 뇌간은 호흡, 눈동자의 움직임 등 몸의 자율적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대뇌는 생각, 판단, 기억을 담당하는 것으로 여기에 심각한 손상을 입어 모든 인지 기능이 소실되거나 장애가 발생하면 ‘식물인간’ 상태가 된다. 식물인간 상태인 환자는 외부에서 생명에 필요한 영양 공급이 지속되면 생명을 유지한다. 의식을 회복하게 되거나, 의식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장기간 살아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식물인간 환자는 장기 기증을 할 수 없다.

 그러나 뇌사는 대뇌와 뇌간이 모두 복구 불능의 손상을 입어 뇌 전체 활동이 정지된 것이다. 각성, 인지, 호흡이 모두 제로다. 수면, 반사반응, 자율신경 기능도 보이지 않아 산소 호흡기 같은 기계적 도움이 없으면 바로 호흡이 멎는다.

 현재는 뇌사일 때만 장기 기증이 인정된다. 뇌사 판정도 까다롭다. 뇌사 판정 검사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의 3명 이상을 포함한 6~10명으로 뇌사 판정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가 포함돼야 한다. 위원회 위원 전원이 뇌사 판정을 내려야 뇌사로 인정된다.

 지난 2009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장기이식을 해 여러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줬다. 그러나 아직도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고 논란은 여전하다.

 자료협조:한국과학창의재단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