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 게임 + DVD방 한곳에…멀티방이 뜬다

서울 신촌 대학가. 대학생 정윤주 씨(24)는 최근 친구들과 자주 찾는 곳이 생겼다. 학교 근처에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영화도 보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신개념 카페가 들어선 것이다.

소위 `멀티카페` 또는 `멀티방` 등으로 불리는 이곳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노래방, PC방, DVD방 등 각종 방들의 결집체라 할 수 있다. 한 공간에서 노래, 게임,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미 신촌, 홍대 등 대학가는 물론 종로 등 도심 번화가에서 젊은이들을 위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멀티방에 들어서면 약 7~8㎡(약 2.5평) 크기만 한 방이 10~15개 정도 있다.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방들 가운데 고객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해 들어가면 된다. 각 방에는 100인치 고화질 TV, 위(Wii)게임, 노래방 등이 갖춰져 있다.

이곳에서 리모컨 하나면 최신 DVD부터 온라인 게임, 비디오콘솔게임(전용 게임기를 텔레비전 화면에 연결해 작동하는 게임), 공중파ㆍ케이블 방송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로비에 마련돼 있는 커피, 음료, 다과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멀티카페 이용요금은 보통 1인당 2시간 기준으로 7000~1만원 정도며 추가 이용 시 비용을 더 지불하면 된다.

현재 멀티방을 운영하는 업체는 15곳 정도며, 최근 멀티방이 인기를 끌면서 그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대부분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가맹점 수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2008년 신규로 43개가 생긴 이후 2009년에 109개가 추가로 오픈했다. 지난해에는 175개 멀티방이 전국 곳곳에 문을 열었다. 멀티방 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는 전국에 300개 이상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멀티방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도 늘고 있어 `스마일` 브랜드를 운영하는 휴먼인터랙티브에서는 자체 창업 설명회도 개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멀티방 매장 크기는 평균 200㎡로 방 10개 이상과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셀프바(Self-Bar)로 구성된다"며 "창업 비용은 임차료를 제외하고 대략 1억5000만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 고가 장비가 포함된 비용이라는 점에서 창업을 생각하던 이들에게 호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 역시 멀티방을 새로운 모임 장소로 이용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 특히 편안함과 사생활을 중요하게 여기는 요즘 젊은 세대 성향과 잘 맞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독립된 공간에서 편한 자세로 커피나 차를 마시며 대화와 놀이를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티문화 증가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삼삼오오 친구들과 모여 가볍게 파티를 즐길 만한 장소로 멀티방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일부 업체에서는 사전예약 시 이벤트나 파티 준비를 대신 해주는 `파티 플래너` 서비스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멀티방이 청소년 탈선 장소로 이용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멀티방 업체 관계자는 괜한 염려라며 반박한다. 그는 "멀티방이 추구하는 방향은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함께 모여 건전한 놀이 문화를 즐기자는 데 있다"며 "최근 유행을 타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멀티방 업체 중 일부 수준이 떨어지는 업체 문제를 전체적인 문제인 양 매도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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