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전산망사고 기업재난으로, 고객 금융거래내용 손상돼

농협중앙회가 농협 전산실 센터 사고에 대해서 처음에는 단순한 시스템 오류라고 설명했지만 이와 달리 농협 고객들의 금융거래내역 데이터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돼 농협의 기업재난 규모와 범위가 더욱 더 커질 전망이다. 농협은 단위 농협까지 포함하면 거래하는 고객 수가 3000만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4월14일 금융 전산망 사고에 대해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다.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는 적절한 절차에 따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를 입은 사실을 고객이 일일히 입증해야 하기에, 손해배상을 받는 일도 현실적으로는 만만치 않은 일이다. 2008년9월에 발생한 GS칼텍스 고객정보 1151만명 유출 사건을 보면 이런 현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현재 GS칼텍스는, 정보유출이 된 GS칼텍스 고객들과 2심 소송(서울중앙지법 2010나102405, 원고 임원길 외 1003명과 458명, 피고 GS칼텍스, GS넥스테이션)을 하고 있는데, GS칼텍스는, 고객정보 유출에 대해서 법적인 책임을 전혀 지지 않기 위해서, 법정소송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최원병 농협 중앙회장은 "고객들에게 큰 불편과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지만 농협은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아직도 밝히지 않았다.

중계 서버에 있던 고객들의 금융거래 내역 상당수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돼 농협 전산망 사건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고객들의 금융거래 내역 상당수가 사라졌다는 것은 이런 얘기다. 예를 들어 물건을 산 뒤, 농협 카드로 계산했거나, ATM기에서 돈을 찾았더라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농협 고객들의 거래 정보는 농협 중앙 서버에도 남아 있어 복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단순히 시스템 파일만 삭제됐다고 하는 당초 농협의 설명보다 현재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농협 전산망 사고가 쉽게 복구되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분석한다. 중계 서버의 거래 기록을 되살리기 위해 일일이 수작업으로 원본과 비교하며 데이터를 입력하느라, 복구하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얘기다.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또 시시각각 사고원인에 대해서 각기 다른 설명을 하면서, 농협의 기업재난 규모는 갈수록 더욱 더 커지고 있다.

<재난포커스(http://www.di-focus.com) - 유상원기자(goodservice@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