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전면 중단하면 가구당 평균 전기료가 4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원전 중지 시 ‘대체 발전소 가동이 가능하다’는 가정에 따른 것으로 실제로는 25%의 전력부족만으로도 산업계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18일 세계원자력 및 방사선엑스포 측과 본지가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한다고 가정할 때 전력수요량을 채우기 위한 대체발전 비용을 예측한 결과 LNG의 경우 약 15조원, 유류는 약 20조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각 가구당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120만원의 전기료가 추가된다는 계산이다. ▶관련기사 22면
이금용 원자력엑스포 사무국장은 “물론 가정의 전기료를 임의대로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발전원별 단가를 고려해 원전을 대체할 발전원의 가격을 산정해 가구별 평균 전기료로 분담해본 수치”라며 “이 같은 부담을 안고서 과연 원전을 포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가정은 원전 가동 중단을 대체할 발전소가 있다는 조건에 따른 것이며 국내 원전 21기가 가동을 중단했을 때에는 전체 전력공급의 25%가 부족해지는 사태가 발생한다. 25%면 가구당 전기료 인상은 물론이고 제한송전, 산업계 가동중단 등 연쇄적인 국가 위기 사태도 예상된다.
김홍근 전력거래소 전력계획처 부장은 “다른 발전설비를 모두 가동하더라도 원자력의 빈자리를 채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원전 가동을 중지하면 당장 제한송전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는 전력예비율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로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선 12% 이상의 예비율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 초 전력피크 때 예비율은 4~5%에 불과했다. 전력예비율이 없는 상황에서 국가 전체 전력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원자력 가동 중단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전체 전력수요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산업계에는 치명타다. 김영규 지경부 원자력산업과 서기관은 “원전을 한다, 안 한다를 말할 때가 아니다”며 “원전을 세우면 화력 등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가구당 전기료 인상, 산업용 공장이 멈춰서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원전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주장하지만 전기전자나 정밀업종 등에 사용되는 전기는 고품질이 전기며 이를 태양광이나 풍력 등으로 대신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세계 각국도 원전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원자력을 포기한다고 선언한 나라 없다”며 “중국은 유보로 발표했고 일본도 포기한다는 얘기가 없다는 것은 당장의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원자력이 최선은 아니지만 현재로서 완벽한 대체에너지를 개발할 때까지는 차선책”이라며 “여기에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전 외에 다른 대안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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