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점유율 10% 돌파를 눈앞에 둔 현대차가 중국 내 추가 증설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한발 앞서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 업체와 중국 업체들도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반면 지난 10년간 연평균 24%의 폭발적 성장을 거듭해온 중국 자동차시장은 올해부터 성장률이 10%대로 숨 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노재만 베이징현대차 사장은 19일 개막한 상하이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4공장 건설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 사장은 "올해 중국 승용차 수요만 1270만대에 달할 전망이고 2015년에는 2000만대까지 증가할 것"이라며 폭증하는 수요를 따라잡기 위한 공장 추가 건설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그는 "불과 5개월 전에 베이징 3공장 삽을 뜬 상황인 만큼 중국 시장 상황을 봐 가면서 생산시설 추가 설립 여부와 시기, 장소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보다 앞서가는 메이저 기업들도 향후 중국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증설과 연구개발 투자계획을 속속 내놨다.
케빈 웨일 제너럴모터스(GM)차이나 회장은 20일 상하이 시내 하얏트호텔에서 `중국 자동차시장의 전망`을 주제로 열린 오토모티브뉴스 주최 콘퍼런스에 참석해 "GM은 중국 자동차시장의 잠재력을 낮게 평가한 적이 없다"면서 "올해도 10~15%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일 회장은 "GM차이나는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자동차할부금융, 텔레매틱스는 물론 중고차 판매와 관련해 중국 업체와의 조인트 벤처를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합작기업을 운영하면서 배운 게 있다면 중국 시장의 성장잠재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폭스바겐도 A세그먼트(소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굳히기에 들어갔다.
웨이밍 서 폭스바겐그룹차이나 수석부사장은 "현재 7개인 중국 내 공장의 생산 능력을 앞으로 두 배 이상 키우면서 광둥성과 장쑤성에 60만대 규모 2개 공장을 신설하는 것을 포함해 4개 공장을 더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4년간 10억유로를 중국 시장에서의 신차 연구개발에 쏟아붓고 현재 1320개인 딜러망도 2000개로 늘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토종 메이커들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헨리 리 BYD그룹 자동차 수출부문 이사는 BYD-KPMG의 중국산 자동차 수출 증대 컨설팅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에너지 절감형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국 현대자동차의 사례를 잘 반영해 브랜드 이미지와 마케팅, 품질 강화 등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드와 합작자동차 회사를 함께하고 있는 장링모터스(JMC)그룹의 마이클 브릴마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 업체들의 부품 수준 등 품질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면서 "연안지역의 부자도시와 중소도시는 물론 내륙지역에서의 성장세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중국 정부가 판매 인센티브를 거둬들이는 대신 수요 억제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투자계획이 나오는 것은 중국의 무서운 성장잠재력 때문이다.
동양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은 이달 초 서울모터쇼를 찾아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평균 10%씩 성장할 여력이 있다. 단위인구당 자동차 보유대수가 세계 평균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게 그 근거"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신차 판매대수의 25%에 달하는 1800만대가 중국에 공급됐다. 올해 최소 10%만 성장해도 중국에는 한국 내수시장보다 큰 새로운 시장이 생기는 셈이다.
[상하이=매일경제 김경도 기자/서울=매일경제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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