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은행인 국민은행이 금융상품 이자를 잘못 계산해 지급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돼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캐피탈 해킹사태와 농협 전산마비 사태에 이어 터진 것으로 고객들의 금융사에 대한 불신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21일 관련 은행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2003년 판매한 장기주택마련저축 상품 가운데 5년 이상 경과한 뒤 중도 해지한 계좌에 대한 이자지급에 착오가 있었던 것을 최근 확인하고 이달 4일부터 조치에 들어갔다.
오류가 발생한 계좌는 총 3만7513좌에 26억원으로 현재 국민은행은 이중 약 70%에 대해 고객에게 추가적으로 이자를 지급했고 나머지 또한 입금절차를 진행중이다. 오류는 은행에서 고객이 상품 가입후 5년 이상 경과시 초기 3년간은 고정금리로 이후는 변동금리를 적용했어야 하나, 5년 전체 동안 변동금리를 적용해 이자를 지급한 것이다. 초기 3년 변동금리 적용 이자는 고정금리 적용 이자보다 낮아, 은행은 추가로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은 최근 현대캐피탈과 농협사태를 의식해서인지 전산상에 오류가 아닌 직원의 실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자 지급액 착오가 발생한 이유는 상품내용을 전산프로그램으로 구현시 문구 해석상의 오류에 기인한 것으로 전산시스템 오류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단순 직원실수로 초기 3년 고정금리 적용기간에도 변동금리로 적용하도록 실수로 입력해, 착오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은행은 현재 일일이 고객에 연락하고 있으며 연락이 닿지 않는 고객의 경우 이달말까지 고객 계좌에 입금 후 관련내용을 통장에 명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산착오로 3만7000여 계좌에 대한 이자지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KB금융 주가는 전일 대비 2.01% 내린 5만3700원을 기록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