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방문해 가장 먼저 대표에게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요즘 기업하는 데 제일 어려운 점은 무엇이죠?”라는 질문이다. 그러면 대부분 “사람 구하기가 참 어렵습니다”고 답을 한다. 이미 우리 사회의 문제가 된 인력 수급 불균형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애를 태우고, 중소기업에선 사람을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고 있다. 애지중지 키운 내 자식이 이왕이면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남들 보기에도 떳떳한 대기업에 취직까지 한다면, 부모는 동네방네 자랑하고 이웃들은 부러움 속에서 축하해 주는 것이 우리네 모습이다.
이런 이유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이른바 서울에 위치하고 이름만 대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그리고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나중에 시집, 장가 잘 가서 좀 더 안정된 생활을 하기 위해 이러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선택을 하는 젊은이와 그들의 부모를 탓하기보다는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모든 기업은 제한된 예산과 계획안에서 회사에 필요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인력을 구하는 방식이 채용박람회나 인력채용 전문기업(리크루트)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우 서로의 조건과 의견에 차이가 있을 때, 양쪽에서 가차 없이 취업과 채용을 포기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좋은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전략적인 선택 방법’을 권해보고 싶다.
먼저 학생들이 선진학, 후취업이란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그들의 인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른 방법들이 있음을 충분히 알려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전문계고에 학생들이 입학할 때부터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부모를 대상으로 여러 기업을 소개하고, 기업에서는 향후 회사와 함께할 경우 개인의 삶이 어떻게 변화될 수 있을지, 즉 취업하려는 학생들의 인생을 회사에서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지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면 가족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취업준비 과정’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지식과 기술 습득에 노력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되어줄 수도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사람이 학업을 계속하고자 할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다. 즉 전문대학이나 대학교에 입학하면 학비의 50~70%를 지원하고 있으며, 대학원에 가고자 하는 때에도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취업함과 동시에 진학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의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막연하게 대학교에 진학해 전공의 선택 여부나 그에 맞는 취업을 고민하기보다는, 취업을 통해 자신의 인생 목표를 정립하고, 그에 맞는 학업을 해도 늦은 것이 아니다.
친구들이 졸업과 동시에 곧바로 대학 입학을 선택할 때, 취업 현장을 선택하는 자신의 모습을 떳떳하게 생각하고 이를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또한 자식이 중소기업을 선택할 때 이를 실패한 자식으로 보기보다는 올바른 선택이라고 격려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의 청년 실업과 중소기업의 우수인력 확보를 위한 애로는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중소기업 스스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함께할 때 그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박영수 인천지방중소기업청장 yspark@smb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