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는 국내 인터넷쇼핑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해였다. 1996년 국내에 처음 인터넷쇼핑이 나온 이후 14년 만에 처음 백화점 거래액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인터넷 쇼핑몰은 5조9062억원의 매출을 올려 5조7556억원을 기록한 백화점을 1506억원 차이로 추월했다. 2010년 연간으로도 인터넷쇼핑 거래액은 25조1546억원을 달성해 24조3870억원 수준이었던 백화점을 추월했다. 2006년 슈퍼마켓을 추월한 지 4년 만이다. ‘유통’하면 대형마트·백화점이 연상되던 시대에서 이제 대형마트에 이어 당당히 2위 자리에 인터넷쇼핑이 이름을 올린 셈이다.
과거 유통업체들의 신사업 정도로 치부되던 인터넷쇼핑이 유통 시장의 메인으로 당당히 올라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쇼핑 거래액은 25조1546억원으로 2001년 3조3470억원보다 8배 가까이 성장했다. 2009년 13%대까지 떨어졌던 연간 성장률도 지난해 다시 21.9%로 회복됐다.
◇오픈마켓에서 소셜 커머스로 진화 중=인터넷쇼핑 역사가 길어지면서 관련 산업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판매하는 제품의 종류에 따라 전문몰·종합몰로 단순하게 나누던 것에서 최근에는 종합 인터넷쇼핑몰·오픈마켓·전문몰에 소셜커머스까지 다양해졌다. 종합 인터넷몰의 경우 기존 홈쇼핑 업체가 가세하면서 세를 확장 중이다.
GS샵이 지난해 인터넷몰을 통해 거둔 매출은 1500억원 수준이다. 2009년 1240억원에서 20% 이상 증가했다. CJ오쇼핑도 지난해 인터넷쇼핑에서 85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 이상 성장했다. 현대홈쇼핑은 인터넷 부문 거래액이 35% 늘었으며 롯데홈쇼핑도 전체 매출에서 인터넷몰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할 정도로 외형을 확장 중이다.
오픈마켓도 G마켓·옥션·11번가가 서로 경쟁하며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후발주자인 11번가의 거래액이 3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터넷쇼핑 시장 안에서도 주요 거래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오픈마켓 전체 추정 점유율은 G마켓 45%, 옥션 32%, 11번가 23%다. 여기에 NHN이 지식쇼핑·체크아웃을 무기로 오픈마켓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어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NHN은 최근 오픈마켓 사업 진출 계획을 공식화 하고, 하반기께 공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첫 등장한 소셜커머스 또한 인터넷쇼핑 시장을 달구고 있다. 2011년은 바야흐로 ‘소셜커머스의 해’라고 할 만한다. 티켓몬스터·쿠팡·위메프 3개사를 주축으로 500여개 업체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해 10월 이후 하루에 소셜커머스 업체 한 개가 생겼다는 얘기다.
업체 수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성장하고 있다. 1위 업체인 티켓몬스터의 경우 지난 1월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중 처음으로 월 거래액이 1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덩치를 키우고 있는 중이다. 이 회사는 고객만족(CS)팀을 대폭 확충하고 판매자 사후관리 시스템을 보강하는 등 고객 만족도 향상에도 기존 유통업체 못지않은 수완을 보여 주고 있다.
◇10대까지 창업에 가세=이처럼 인터넷쇼핑 바람이 거세다 보니 너도나도 쇼핑몰 창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의 창업 열풍도 심상치 않다. 10대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인터넷 문화에 기성세대보다 훨씬 친숙하다는 점에서 사업성과를 높이고 있다. 카페24를 운영하는 심플렉스인터넷에 따르면 작년까지 자사 쇼핑몰 솔루션을 이용한 10대 창업자가 총 6864명(누적)으로 2009년 대비 25.7% 증가했다. 지난 2007년 1098명과 비교하면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10대 여성 청소년 창업자 수가 2008년 2538명, 2009년 3566명, 2010년 4933명으로 늘어 ‘여풍’ 또한 점점 거세지고 있다.
◇부작용 자정 노력 필요=인터넷쇼핑 시장의 급속한 성장은 적지 않은 부작용도 불러 왔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기준 2639건이었던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 피해 신고 건수는 2009년 3799건까지 증가했다. 반면에 신고된 소비자 피해 중 구제된 비율은 16.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이슈가 된 소셜커머스의 경우 업체 난립에 따른 과당경쟁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체들이 쿠폰 발행 가맹점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쿠폰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거나, 지나친 할인율로 가맹점이 큰 손해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2000년 Vs 2010년 인터넷 이용실태
자료:인터넷진흥원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