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물가 안정을 위해 최근 인터넷 쇼핑의 화두인 소셜 커머스 제도를 오는 6월부터 ‘경기사이버장터(kgfarm.gg.go.kr)’에 도입하기로 했다. 장터에서 판매되는 농특산 가공품 등을 대상으로 일정 수량 이상의 구매자가 모일 경우 30~50%까지 할인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경기도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이르면 오는 6월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값할인 쿠폰발행으로 인터넷 시장을 달구고 있는 소셜 커머스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온라인 장터에까지 손길을 뻗친 셈이다. 인터넷 쇼핑은 국내 상륙 15년 만에 기업 대 소비자, 기업 대 기업의 영역을 넘어 정부 대 소비자 영역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종합 몰, 인터넷 쇼핑의 시작=우리나라 인터넷 쇼핑 역사는 1996년 인터파크가 설립된 시점을 전후해 시작된 것으로 본다. 1996년 인터파크와 롯데닷컴이 사이트를 오픈했고, 이듬해 신세계 백화점 쇼핑몰·e현대·한솔CS클럽이 만들어졌다. 1998년에는 삼성몰·옥션·온라인서점인 예스24·알라딘이 선을 보였다.
중소 유통업체와 제조업체에게까지 자체 인터넷쇼핑몰 구축 바람이 불었던 시기다. 초창기 등장한 인터넷 쇼핑몰들의 경우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상품을 모아놓고 판매하는 종합인터넷쇼핑몰과 도서·의류·가전제품 등을 판매하는 전문 몰(카테고리 킬러) 형태였다.
◇오픈마켓, 인터넷 쇼핑의 새 장=인터넷 쇼핑시장이 본격적으로 양적 팽창을 시작한 시점은 G마켓이 세를 확장하던 2000년 이후다.
2000년 이후 인터넷쇼핑몰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인터넷 이용자 수도 크게 늘어났다. 2000년 6600억원에 불과했던 인터넷 쇼핑 거래 금액은 2002년 4조7700억원으로 무려 6배 신장했다. 인터파크의 사내 벤처였던 G마켓(옛 인터파크구스닥)이 출범한 것도 이 시기다. G마켓은 인터파크에서 분리된 뒤 다수의 공급자와 다수의 소비자가 참여하는 오픈마켓 시장을 주도해 왔다.
이후 G마켓·옥션·11번가로 대변되는 오픈마켓 삼각편대를 형성하는 데 혁혁한 기여를 했다. 지난해 기준 오픈마켓 3사 거래액은 12조7200억원으로 전체 인터넷 쇼핑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여기에 인터넷 공룡인 NHN이 최근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타진하면서 업체간 경쟁은 한 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011년, 소셜 커머스의 해=2000년대 초반 양적 팽창을 오픈마켓이 이뤄 냈다면 최근 인터넷 쇼핑의 뜨거운 감자는 소셜 커머스다. 지난해 연말 구글이 소셜 커머스 업체 그루폰 인수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베팅했지만 결국 좌절됐다는 소식과 함께 국내서도 소셜 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현재 토종 업체로 티켓몬스터·쿠팡·웨미프 등이 선전하고 있고, 그 뒤로 수백개의 소셜 커머스 회사가 생겨났다. 업계는 대략 500여개의 소셜 커머스 업체가 설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1위 업체인 그루폰이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회사가 생겨나면서 과당경쟁으로 소비자 피해가 증가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따라서 시장이 안정화되고 사업자끼리 ‘옥석’이 가려지면 소수 업체가 시장을 과점하게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미 상위 3개사가 소셜 커머스 관련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권 업체들이 포털이나 TV광고 집행을 강화하고, 유명 브랜드 상품 판매 횟수를 늘리고 있다”며 “영세 업체들은 각 지역의 오프라인 상점 이용권 판매에 주력하기 때문에 소비자 유치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표>연도별 오픈마켓 시장 규모
(자료 : 온라인쇼핑협회)
**2010년부터는 추정치
<표>3대 소셜 커머스 PV 합계 현황(단위 : 회)
(자료 : 랭키닷컴)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