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통합후 최대 난제로 꼽혔던 노동조합 단일화까지 마쳤습니다. 이제 융합산업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전문 시험기관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해 7월 한국화학시험연구원과 한국전자파연구원을 통합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수장인 조기성 원장(58)은 최근 기존 두 기관 노조의 단일화를 마치고 새로운 향후 비전 구상에 한창이다.
그는 “그동안 여러 공공기관의 통합이 있었지만 수년간 조직문화가 다르고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등 폐해가 나타나기도 했다”며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의 일원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초기 많은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화학분야 시험과 인증으로 출발한 기관이지만 융합시대에 발맞춰 다양한 신산업분야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융합 추세에 발맞춰 자동차와 조선은 물론 2차전지와 녹색기술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KTR은 미 환경청에서 주관하는 에너지스타 시험기관 및 인증기관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고, UN의 청정에너지개발체제(CDM) 운영기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가 제안한 LED 조명분야 표준 2건이 국제전기위원회(IEC)에서 채택됐고, 고부가가치 헬스케어 기반구축을 위해 전남 화순에 헬스케어연구소도 만들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해외 주요기관과의 연계확대도 그의 주요 추진 방향이다. 옛 화학시험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했던 그는 독일에 KTR 유럽 지사를 설립, EU의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유일 대리인 지위를 확보했다. 그밖에 해외 18개국 51개 기관 및 기업과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구축해 KTR의 시험성적서가 그대로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단순한 시험인증업무에서 벗어나 기업에 필요한 컨설팅과 문제해결 서비스를 도입한 것도 조 원장의 작품이다.
조 원장은 “시험 합격·불합격 여부만 판정하던 데서 탈피, 불합격 이유에 대한 분석과 개선방안까지 제공하면서 국내 제품 수준향상에도 기여하겠다는 접근”이라며 “삼성 등 대기업부터 다양한 중소기업까지 우리의 ‘기술홈닥터’ 서비스에 만족도가 높다”고 자신했다.
그는 우리나라 시험·인증을 최고의 지식서비스 산업화해 본다는 구상도 밝혔다. 국내시장보다는 해외 주요기관와 직접 경쟁하면서 국내 시험·인증 산업의 고도화까지 노린다는 것.
조기성 원장은 “적극적 투자를 병행하면서 해외 인증과 컨설팅 등 부가가치 높은 분야에 대한 사업 비중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 수출기업과 국내기업 현지법인들이 보다 저렴한 비용과 적은 시간으로 시험·인증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기관과 국가 시험인증의 위상도 높여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