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인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하면 승산이 있습니다.”
글로벌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경쟁을 바라보는 윤재호 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전지연구센터장의 전망이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효율·대면적·고신뢰성 태양전지 기술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확보돼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윤 센터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와 태양전지는 기술적 유사성이 많다”면서 “반도체 산업 장비와 인력을 잘 활용한다면 단기간에 해외업체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고효율 태양전지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태양광 보급계획을 획기적으로 늘려준다면 기업들이 훨씬 수월하게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윤 센터장은 “중국이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반도체·디스플레이는 고가이기 때문에 곧바로 태양전지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응용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윤 센터장은 또 “우리가 저가 고효율 태양전지 양산기술을 개발하면 중국이 지금 가진 기술은 낡은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업계에서 ‘기술력을 통해 중국 우위의 태양광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 수긍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중국의 기술력이 그렇게 뒤떨어지느냐 하는 점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좀 더 어려운 기술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윤 센터장은 “결정형에서는 고효율 태양전지를 개발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면서 “박막 등 차세대 태양전지는 결정형보다 더 기술집약적이고 부가가치가 크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이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따라오기 어려운 분야의 고효율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인력양성 문제에 대해 “고효율 태양전지 연구를 위해서는 이를 앞에서 이끌 고급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태양전지에 특화된 교과목을 개설하고 기업과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태양전지 효율 한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는 태양전지를 3층까지 적층한 3중접합이 최고지만 이론적으로는 6층, 7층까지 쌓아올려 60%까지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처럼 효율만 높은 태양전지는 사용할 수 없고 효율이 높으면서도 값싼 전지가 향후 시장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