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5일 세 번째 도전 만에 2200선에 안착했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이날 장이 끝난 후 기록된 코스피는 2216.00을 기록했다.
시장을 달군 원동력은 `외국인`과 `자동차`였다. 개장 초부터 코스피는 2200선을 단숨에 넘었다. 하지만 외국인과 자동차 관련주가 미지근한 모습을 보이면서 2200선 안착에 대한 확신은 별로 없었다. 외국인이 장 초반 매도세에서 매수세로 포지션을 바꾸고, 자동차주들이 상승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자동차ㆍ조선주가 일등공신=이날 외국인은 125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4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완성차와 차 부품업체들이 고속 질주를 지속하며 무더기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대차는 전일보다 1만3000원(5.58%) 뛰어오른 24만6000원을 기록했고, 기아차도 3.21% 상승해 8만500원까지 치솟았다. 현대모비스 역시 전일보다 3.49% 상승한 38만5000원을 기록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부품주인 현대위아가 상한가까지 뛰어오르며 14만4500원으로 마감했고, 만도 역시 10.54% 상승한 20만45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해외 수주 호조에 힘입어 대우조선해양(8.72%), 삼성중공업(4.70%), 현대중공업(3.67%) 등 조선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자동차주 강세는 일본 차 업계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한국 자동차 업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라면서 "이는 실적 증가로 이어져 현재 자동차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자동차 등 특정 업종 위주로만 장이 전개되고, 수급 측면에서도 변화 조짐이 없자 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편한 것만은 아니다. 편식 장세가 `얼마나 더 가겠냐`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도주 논쟁이 치열한 것도 편식 장세와 무관하지 않다. 자동차ㆍ조선 업종의 바통을 이어받을 확실한 주도 업종이 나온다면 강세 우위 분위기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엔 추세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업종 쏠림 IT버블 때와 유사=이런 가운데 주도주 논쟁 양상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논쟁의 핵심이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가 계속 상승할 것인가였다면 이제는 주도주가 주춤한다면 이에 대한 대응으로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정유와 화학,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소위 주도 업종의 쏠림이 과도하게 진행돼 1999년 IT 버블이나 2007년 10월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이사는 "IT 버블 당시는 주도 업종과 소외 업종의 상대주가가 78대22 수준이었고, 2007년 산업재 버블 당시에는 80대20 수준이었다"면서 "현재는 78.5대21.5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도 업종 중심의 일방통행이 곧 마무리되고, 소외 업종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매일경제 문수인 기자/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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