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대기업 계열 카드사들이 카드론 실적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 영업 확대는 가계부실 우려를 키우지만, 카드사들은 정부 압박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춘 데 따른 수익구조 변화 조치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작년 현대카드의 카드론 실적은 3조2천644억원으로 전년보다 80.0% 증가했다.
삼성카드(4조6천804억원)는 49.1%, 롯데카드(2조3천935억원)는 49.7% 각각 늘어 대기업 카드사들의 실적 증가가 두드러졌다.
경쟁사인 신한카드의 카드론 실적은 5조4천33억원으로 전년보다 37.7% 늘었고 KB국민카드는 4조3천958억원으로 15.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카드(7조2천136억원)는 현금서비스 실적도 전년보다 45.4% 증가했고 롯데카드(6조6천931억원)는 10.5% 늘었다. 삼성카드(8조7천770억원)는 0.6% 증가하는 데 그쳐 카드론 영업에 더욱 집중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카드론 실적이 증가한 것은 가맹점 수수료가 잇따라 인하되면서 더는 신용판매로 수익을 거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작년 4월 연매출 9천600만원 미만의 재래시장 가맹점은 1.6~1.8%로, 중소가맹점은 2.0~2.15%로 수수료율이 각각 인하됐다.
그동안 신용판매 덩치를 꾸준히 키워온 현대카드가 작년 카드론 영업에서 가장 큰 폭의 성장을 이룬 것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론은 은행에서 더는 대출을 받기 힘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므로 대기업 카드사들이 가계부실을 키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신용판매로는 더는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수익구조를 바꾸려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런 지적에 불만을 보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 압박으로) 시장에서 수수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대출로 영업비중이 옮겨간 것"이라며 "일종의 풍선효과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카드사가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이 신용판매나 현금대출 두 가지 영업인데 가맹점 수수료에서 적자가 나니 현금대출을 늘린 것"이라며 "지금 왜 부실 가능성이 큰 카드론을 하느냐고 따지면 할 말이 없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