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드라이브 거리가 조금씩 줄어들더니 오십을 넘긴지 몇 년 지나지 않아 티샷으로 200m를 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평균적인 파4 홀의 거리가 350m 정도가 되기 때문에 티샷에서 190m를 때려내면 160m, 야드로는 175야드 가량이 남게 된다. 내 능력에 비추어 볼 때, 투 온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 몰린다는 뜻이다. 여태까지는 4번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165m를 똑바로 보낼 수 있어서 이런 상황에서도 어찌어찌해서 파를 잡고는 했는데 드라이브 거리가 줄어듦과 동시에 아이언 거리도 따라서 줄어드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게 됐다. 370∼380m(400야드가 넘는) 긴 파4 홀에서는 마음 비우고 세컨드 샷을 페어웨이 우드로 때려서 그린 근처에 가져다 놓고 칩샷으로 파를 노리지만 평균적인 홀에서 투 온을 노릴 수 없게 됐다는 것은 스코어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었다. 보통 80대 초반을 지키던 스코어가 갑자기 80대 후반이 되면서 골프 자체가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도무지 안되겠다 싶어서 드라이브 샷 거리를 늘이기 위한 특훈을 받기로 결정하고 집 근처에 있는 골프연습장에 레슨을 신청했다. 원 포인트 레슨이 아닌 월 단위 레슨을 받기로 한 것이 정확히 15년만이었다. 마침 10년 전쯤 비디오 레슨을 받을 때 찍어두었던 비디오 테이프가 있어서 동영상으로 변환해서 (원 터치 컨버터라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 USB 저장장치에 담아 가지고 갔다. 새로 찍은 비디오와 10년 전 비디오를 검토한 우리 코치 선생 왈 “다른 사람이 스윙하는 것 같네요. 어떻게 이렇게 망가지셨어요?” 사실 그 동안 스윙을 바로잡을 기회도 생각도 없었으니 스윙이 이상하게 변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어쨌든 코치 선생이 시키는 대로 다운스윙에서 무릎 높이가 낮아졌다가 임팩트 순간에 원래 자리로 돌아오기 때문에 헤드 스피드가 떨어지는, 내가 가진 가장 큰 문제를 없애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필드에 나가지 말고 두 달 동안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는 코치 선생의 말을 믿고 매 주말 이틀 동안 연습장에서 땀을 흘릴 예정이다. 이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기적으로 스윙을 체크하지 않는 일반 주말골퍼들은 거의 모드가 스윙이 조금씩 나빠지고 있다. 스코어가 나빠지거나 드라이브 거리가 줄어드는 증상을 겪는 골퍼라면 한 번쯤 스윙 체크를 위해 레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