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빅뱅, 스마트라이프] <15>스마트 카

[스마트 빅뱅, 스마트라이프] <15>스마트 카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스마트카에 내장된 첨단전자장치 사례

 1부. 스마트 시대가 열렸다.

 (15) 자동차의 미래 ‘스마트 카’

 

  미국시각으로 지난달 6일. 주요 신문에는 의미심장한 사진 하나가 실렸다. 사진에는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대표가 활짝 웃고 있었다. 단 두 명이 나란히 앉아 서류에 사인하는 모습이지만 여러 가지를 시사했다. 무엇보다 IT와 자동차 두 공룡이 한 자리에서 만나 차세대 텔레매틱스 플랫폼 구축을 위해 합의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두 회사는 1200만 달러를 공동으로 투자해 스마트 카용 디지털정보 서비스를 위한 ‘도요타 미디어서비스’를 설립키로 했다. 자동차와 IT업체가 스마트한 삶을 위한 생활 도구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한 것이다.

 

 # ‘스마트 카 = 디자인·연비·성능 + IT’

 지금까지 자동차 선택 조건은 디자인·연비·성능·가격 등이었다. 매력적인 디자인에 연비가 좋고 엔진 성능이 뛰어나면 그만이었다. 거기에 가격까지 싸면 금상첨화였다. 그러나 지금은 옵션이 바뀌었다. 한 가지가 더 늘었다. 바로 IT를 활용한 정보 기능이다. 차 안에서 풀HD급 동영상과 고음질 음악, 주행 정보를 제공하는 첨단 정보 기능이 필요충분조건으로 떠올랐다. 이른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이라고 부르는 기능이 자동차 필수 옵션이 되었다. 인포테인먼트는 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 합성어로 IT로 주행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이는 첨단 자동차하면 떠오르는 ‘텔레매틱스’와 개념이 좀 다르다. 텔레매틱스 시스템은 텔레커뮤니케이션과 인포매틱스의 합성어로 자동차와 무선 통신 기능의 결합이다. 역시 스마트한 자동차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이를 갖췄다고 스마트 카라고 부를 수 없다. 스마트 카는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두 시스템이 합쳐진 자동차를 말한다. 정보와 네트워크를 결합한 모델이 바로 스마트 카다. 이 때문에 스마트 카를 ‘커넥티드(Connected)카’ 라고도 부른다.

 스마트 카를 위한 첫째 조건은 첨단 센서와 컴퓨팅 기술이다. 자동차는 따지고 보면 센서와 컴퓨팅 기술의 집합체다. 여기에 IT로 불과 수년 전에는 구현이 불가능했던 첨단 기능이 들어가면서 스마트한 자동차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IT로 운전자 시선이 엉뚱한 방향을 향해 있거나 졸음운전, 잠깐의 판단 실수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 가능성을 예방하고 줄여 준다.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 차량 자세 제어장치(VDC), 사고 발생 순간을 정확히 감지해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에어백 등이 대표 시스템이다. 뿐만 아니라 탄소배출을 줄이고 차량을 효율적으로 주행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차·배터리 관리· 연료감지 기능, 조향장치, 엔진제어 기능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스마트카를 위한 기술이다.

 

 # 부품 등 유관 산업에도 ‘청신호’

 스마트 카로 유관 산업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제일 먼저 반도체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첨단 기능을 위해서는 제일 먼저 디바이스가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면 자동차 스스로 핸들과 바퀴를 제어하거나 브레이크를 조작해 정상 범위로 돌려놓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하는 게 첨단 부품 덕분이다.

  특히 자동차용 반도체는 전장 부문에서 주행과 밀접한 핵심제어 분야까지 상당한 신뢰성이 필요하다. 일반 전자부품과 달리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기업은 아예 스마트 카용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미세 전자 기계시스템(MEMS), 센서, 광학 등을 주력으로 기술 개발에 두 팔을 걷어붙인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는 자동차용 반도체 비중이 2016년까지 328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차 한 대당 반도체 비중은 260달러 수준이었다. 이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첨단 장비와 기능이 많아지면서 필요한 반도체도 늘어나기 때문으로 해서거했다. 가트너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10년 145억 달러 규모에서 2013년까지 연간 10% 성장한다고 예상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역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이 12.6%로 산업(7%), 컴퓨터(4.1%), 커뮤니케이션(2.1%) 분야의 반도체 시장보다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 자동차 메이커, IT업체와 합종연횡

 자동차가 진화하면서 포드·BMW·GM·현대기아차 등 주요 업체도 바빠지고 있다. 스마트 카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크게 △와이파이·3G·롱텀에볼루션(LTE)과 같은 통신 영역 △스마트폰을 활용한 차량 원격제어 영역 △스마트키를 활용한 차량 개인화 영역 △차량과 이종 디바이스 연결성인 합종연횡 △차량용 앱 스토어 △다양한 제공의 오픈 플랫폼으로 나눠 개발 중이다.

 현대기아차·GM·다임러·폭스바겐 등 자동차업체와 삼성·LG·노키아 등 11개 IT기업은 ‘카 커넥티비티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컨소시엄은 자동차 안에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기술 표준화 공동 연구를 수행한다.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과 같은 통신 기술을 자동차에 결합한 첨단 기능을 집중 연구할 계획이다.

  컨소시엄과 별도로 주요 업체도 스마트 카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인터넷 포털 NHN과 콘텐츠 서비스를 중점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기아자동차 파트너로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참가한 유비벨록스와도 ‘카 위젯’을 선보였다. 이는 웹 기반의 콘텐츠를 차량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대차도 차량 원격제어시스템을 선보였다. ‘모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월 현대차에서 발표한 신차 ‘5G 그랜저’에 상용화해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는 이와 별도로 스마트폰으로 전기차 배터리 잔량과 주행 거리 확인, 충전 상황 모니터링 등을 할 수 있는 스마트 시스템의 상용화 작업도 준비 중이다.

  포드는 올해 상반기부터 음성 기반으로 운전 중에 자유롭게 통화하고 이메일 확인과 웹 콘텐츠를 이용하는 등 집처럼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다. 올해 손잡은 도요타와 MS는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차세대 전기차에 담아 전 세계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차량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한 마디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컴퓨터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ABI리서치는 2016년까지 ‘커넥티드 카’시장이 2억1000만 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비벨록스 강정규 이사는 “자동차와 IT가 만나면서 스마트 카 시대가 열리고 있다” 며 “자동차와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 인공지능 기반의 로봇 자동차, 이동 중 사무 처리, 자유로운 콘텐츠 사용, 이종 디바이스 제어 등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실제 생활에서 접목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강병준 차장(팀장 bjkang@etnews.co.kr), 김원석 기자, 양종석 기자, 문보경 기자, 허정윤 기자, 안석현 기자, 박창규 기자

 

 

  <인터뷰> 유비벨록스 강정규 이사

  “IT덕분에 자동차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IT를 접목한 스마트 카는 이제 미래가 아닙니다. 당장 눈앞에 온 현실입니다. 조만간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떠오를 것입니다.” 유비벨록스 강정규 이사는 “IT에 힘입어 자동차도 더욱 똑똑해지고 안전해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비벨록스는 국내의 대표 스마트 카 솔루션 업체. 스마트폰으로 각종 기능을 제어하는 기술 등을 통해 정보의 허브로 자동차를 업그레이드한 일등 공신이다. 현대기아차와 함께 기본 스마트폰 앱에서 차량 제어·플랫폼 등을 선보여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강 이사는 “자동차가 점차 지능화하고 로봇 수준으로 진화하면서 편리한 생활공간으로 탈바꿈 중”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카는 90년대 중반 ITS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때가 차량 IT사업의 시작입니다. 이후 텔레매틱스를 거쳐 현재 스마트 카로 발전해 왔습니다.”

 강 이사는 지능형 교통시스템으로 불리는 ITS로 교통 체계 운영과 관리를 과학화·자동화하면서 스마트 카를 위한 환경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ITS비중이 높아지면서 국제전기통신연합과 국제표준화기구도 중복 개발 방지를 위해 공동 표준을 제시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어 스마트 카 분기점이 된 게 텔레매틱스 기술이다. 텔레매틱스는 무선으로 차량과 센터를 연결해 센터에서 차량 운행 중 요구하는 각종 정보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스마트 카 분야에서 현안으로 떠오른 게 전기차 충전시스템입니다. 전력회사와 운전자가 전기 요금, 전력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지능형 전력망 ‘스마트 그리드’기술을 접목해 요금이 가장 싼 시간에 차를 충전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강 이사는 “충전소 위치를 안내 받고 예약 충전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준비 중”이라며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해 차를 타면서 집안에 각종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초창기 자동차는 ‘엔진 힘’으로 성능을 평가 받았다. 엔진 기술이 일정 수준에 오르면서 자동차 외관 즉 ‘디자인’으로 관심이 옮겨 갔다. 이어 IT를 접목한 스마트 카 기술을 상용화를 위해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강 이사는 “자동차와 IT융합은 전기 자동차와 맞물려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조만간 시동 건다는 말 대신 컴퓨터에서 흔히 쓰는 부팅, 리셋한다는 말이 더 자주 쓸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스마트 빅뱅, 스마트라이프] <15>스마트 카
[스마트 빅뱅, 스마트라이프] <15>스마트 카
[스마트 빅뱅, 스마트라이프] <15>스마트 카
[스마트 빅뱅, 스마트라이프] <15>스마트 카
[스마트 빅뱅, 스마트라이프] <15>스마트 카
[스마트 빅뱅, 스마트라이프] <15>스마트 카
[스마트 빅뱅, 스마트라이프] <15>스마트 카
[스마트 빅뱅, 스마트라이프] <15>스마트 카
[스마트 빅뱅, 스마트라이프] <15>스마트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