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화웨이 R&D센터를 가다

화웨이 상하이 R&D센터 홍보전시관에 전시된 3D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4세대 이동통신 LTE 기술로 3D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재생할 수 있다.
화웨이 상하이 R&D센터 홍보전시관에 전시된 3D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4세대 이동통신 LTE 기술로 3D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재생할 수 있다.

 “화웨이는 세계 최고 통신 솔루션업체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 화웨이 연구개발(R&D)센터 홍보전시관. 조취엔린 고객담당 경리는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화웨이 최신 제품을 소개할 때마다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상하이 화웨이 R&D센터 홍보전시관에는 화웨이가 개발 중이거나 개발한 최신 제품이 가득했다. 조취엔린 경리는 “R&D센터가 연구하고 있는 수많은 최신 기술 가운데 일부만 조금 공개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국u시티협회가 주관하는 상하이 u시티 로드쇼 일정으로 이곳을 찾은 국내 IT업체 관계자들도 다소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시장을 둘러 본 김동환 SK텔레콤 부장은 “예전에 값싼 네트워크장비만 팔던 화웨이가 아닌 것 같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전시장에는 그동안 보지 못한 신제품이 여러 개 목격됐다.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고급형 영상회의(Telepresence) 시스템. 그동안 시스코가 자랑하던 영상회의 시스템을 화웨이도 보란듯이 만들어 전시했다. 이 시스템은 베이징 R&D센터와 연결돼 실시간으로 HD급 영상회의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 네트워크장비 시장에서 시스코를 위협 중인 화웨이가 영상회의 시장에서도 추격 의지를 드러냈다. 조취엔린 경리는 “영상회의시스템 한 세트는 25만달러에 달한다”며 현재 3억원가량의 시스코 영상회의시스템과 거의 비슷한 가격이라고 소개했다.

 전시장 한켠에는 4세대 이동통신 LTE 장비로 구현되는 ‘3D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도 위용을 뽐냈다. LTE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추격이 거셀 것임을 예고했다.

 화웨이의 변신은 비단 네트워크장비에 머물지 않았다. 이날 발길을 잡은 것은 화웨이 브랜드를 단 휴대폰과 스마트패드 등 소비재(B2C) 제품. 특히 ‘S7’이라는 제품명이 붙은 스마트패드 앞에선 “화웨이가 스마트패드까지 만드냐”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안드로이드2.2 기반의 ‘S7’은 7인치 HD급 LCD를 장착했다. 디자인도 얼핏보면 ‘갤럭시탭’과 유사할 정도로 잘 만들었다. 김동오 시스코코리아 이사는 “B2B 제품뿐만 아니라 B2C 제품까지 모두 만들어낸다는 것은 좀 놀랍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요즘 국내 이동통신 트래픽량 폭주로 설치 규제가 완화된 소형 이동통신 기지국인 ‘펨토셀’, 태양광과 풍력발전기를 장착한 통신중계기 등도 눈길을 끌었다.

 이재진 KT 상무는 “네트워크장비 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휴대폰·스마트패드 등 통신 관련 토털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은 방대한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한 측면도 있지만 자사 제품끼리 상호 필드테스트를 강화해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도 있다”며 “한때 ‘싸구려’라는 이미지로 저가 시장을 공략했던 화웨이는 이제 품질도 괜찮다는 말을 들으며 통신업계 최대 복병으로 부상 중”이라고 평가했다.

 상하이(중국)=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화웨이 상하이 R&D센터 홍보전신관에 설치된 고급형 화상회의시스템. 시스코의 화상회의시스템과 거의 비슷하다.
화웨이 상하이 R&D센터 홍보전신관에 설치된 고급형 화상회의시스템. 시스코의 화상회의시스템과 거의 비슷하다.
화웨이가 개발한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모바일기기들. 화웨이는 소비재 제품까지 직접 생산하며 토털 통신 솔루션업체로 발돋움 중이다.
화웨이가 개발한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모바일기기들. 화웨이는 소비재 제품까지 직접 생산하며 토털 통신 솔루션업체로 발돋움 중이다.
상하이 화웨이 R&D센터를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