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전 세계 발광다이오드(LED) 업계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현재로선 최대 수요처인 TV용 백라이트유닛(BLU) 시장이 부진한데다 가격 인하 압력이 상승한 탓에 이익 구조도 악화됐다. 하지만 TV시장이 서서히 되살아나고 조명시장도 개화하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가 감지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LED 업체들은 최근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저조한 성적표를 잇따라 공개했다. LG이노텍은 1분기 LED 사업에서 전분기 대비 4% 가량 감소한 2033억원의 매출에 그쳤다고 밝혔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서울반도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반도체는 지난 1분기 2073억원 6800만원의 매출액에 136억원의 당기순익에 머물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분기보다 6.7%, 43%씩 감소했다. 지난 분기 실적 부진의 여파로 서울반도체는 올해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당초 각각 1조3500억원과 2400억원에서 1조1000억원과 1300억원으로 내려잡았다.
세계 5대 LED 업체인 미국 크리도 지난 분기 2억1920만달러(약 234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6%, 전분기에 비해서는 15%가 각각 급감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율도 전분기 26.5%에서 크게 추락한 14.9%로 떨어졌다.
지난 1분기 LED 시장 전반의 위축세는 후방 산업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LED 핵심 공정장비인 유기금속화학증착기(MOCVD) 시장 선두권 업체인 미국 비코는 지난 분기 2억5470만달러의 매출액에 그쳤다. 전분기보다 15%나 떨어졌다. 당초 올해에도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장이 침체된 탓에 중국 등지에서 장비 입고 시기가 늦춰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달부터는 LED시장이 반등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LED의 실적 상승세가 단적인 예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LED는 지난 1분기 315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한 수준이지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1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TV시장이 서서히 되살아나고 새로운 조명시장 수요도 발생하면서 2분기부터는 실적 상승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