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제1 방조제 인근 복합도시용지 공사 현장. 물막음이 완료돼 속살을 드러낸 갯벌 위로 준설작업이 한창이다. 관광과 레저, 주거시설이 어우러질 새만금 초입의 이 공사가 완료되면 신재생에너지, 산업, 과학·연구, 생태·환경 등 각 용지가 앞으로 10년간 조성돼 관련 시설의 입주가 본격화할 예정이다.
새만금이 우리의 인식 속에 첫 등장한 것은 1987년. 수많은 이견을 견뎌내고 착공 19년만인 지난해 4월 27일, 새만금은 33.9㎞로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완공됐고, 기네스북에 올랐다. 방조제 안쪽 땅이 모두 매립되면 우리나라는 총 1억2000만㎥의 토지를 새로 얻게 된다. 여의도의 140배, 서울의 3분의 2 크기, 전 국민에게 1인당 2.5평을 돌려줄 수 있는 이 방대한 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삼성그룹이 신재생에너지 부지에 7조6000억원을 투자해 짓겠다는 풍력발전기, 태양전지, 바이오연료 생산기지는 새만금지역에서만 약 2만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하다. 또 오는 12월 산업단지 부지에 착공하는 태양광 전문기업 OCI의 10조원 규모 폴리실리콘 생산기지까지 합친다면 새만금은 말그대로 그린에너지 허브가 된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이처럼 세계적인 기업들이 새만금을 선택한 데 대해 “중국 등 동북아시장을 겨냥한 최적의 산업인프라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제2 방조제 바깥쪽에 건설될 신항만과 군산비행장 확장, 복선 전철 등이 이뤄지고, 녹색기술 분야 부품제조 클러스터와 풍력 연구단지 등이 갖춰지면 새만금은 교통·물류·인력 등을 갖춘 최고의 녹색성장산업단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새만금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가 새만금에 관한 르포를 방영한데 이어 최근 2억명의 시청자를 가진 중국 상하이TV가 급부상하는 새만금에 대한 기획취재를 하고 돌아갔다.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 문의도 활발하다. 신재생에너지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여러 기업들이 새만금의 입지 조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새만금사업 추진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조인현 한국농어촌공사 사업단장은 “평당 50만원에 이같은 조건을 가진 입지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기업들의 판단이다”면서 “종합보세구역, 경제자유구역 선정 등으로 세제혜택까지 갖추게 되면 분양계약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7월이면 새만금 1호 방조제의 둑높임 공사가 완료된다. 또 여름 휴가철을 겨냥해 오토캠핑장도 마련된다. 연간 8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을 위한 여러 조치다.
이병국 국무총리실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장은 “새만금은 산업과 관광·레저, 생태환경이 어우러져 우리 국민들에게 일터, 삶터, 쉼터를 제공하는 새로운 문명의 도시가 될 것”이라며 “여러 우려들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책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새만금(부안·군산)=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