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전산망 마비로 중단됐던 서비스 장애 사태가 지난 주말 일단락됐다. 지난 4월 12일 전산망 마비로 거래에 차질을 빚은 지 18일 만이다.
농협은 지난 30일 오전 9시부터 NH카드 대고객 서비스를 정상화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로써 NH카드의 선(先)결제 서비스와 인터넷·텔레뱅킹, 스마트폰 뱅킹 등을 통한 카드 내역 조회가 가능해졌다. 아울러 할부기간 변경과 리볼빙 서비스 등 결제조건 변경도 정상 복구됐다. 다만 청구 및 출금 작업에 영향을 주는 결제조건 변경 관련 서비스는 데이터 안정성 확보를 위해 서비스를 제한하고 있다.
복구를 담당하는 농협정보시스템 관계자는 “거래내역 복구는 완료됐으나 데이터 량 과다로 정합성 검증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며 “현재 경우의 수 별로 확인 작업을 거치고 있으므로 빠른 시일 내로 복구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사상 초유의 금융권 전산망 마비 사태는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농협은 그동안 정상화 시점을 수차례 미뤄왔으나 ‘4월 말’이라는 약속은 지키게 됐다. 정합성 검증을 마친 뒤 완전 복구되지 못한 거래 내역에 대해 농협은 보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또, 책임자 문책과 후속 인사 등에 대해서도 빠르게 조치할 전망이다.
하지만 금융소비자연맹 등 소비자 단체는 이번 사태에 대한 집단 소송을 준비중이다. 농협 전산장애 피해 카페도 29일 ‘농협의 소통부재로 집단소송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은 이번 주 내로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주부터 데이터 삭제 명령이 내려진 한국IBM 직원의 노트북PC에서 중국 발 IP(인터넷 프로토콜)을 발견해 분석을 벌이고 있다. 또한 노트북PC에서 발견된 악성코드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이에 검찰은 해당 IP가 지난 2009년 발생한 7·7 DDoS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IP와 유사한 점을 확인했다. 당시 북한 체신청이 중국 IP를 임대했다는 점을 근거로 북한의 소행이라는 분석이 있었으나 구체적인 범행 사실을 밝히는 데는 실패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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