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과학기술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는 아직까지 한명도 없을 정도로 기초과학과 융합기술 접목도는 취약한 실정입니다.”
지난 3월 출범한 광주연구개발특구의 기술 및 제품 융합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강계두 광주시 경제부시장(57)은 ‘융합기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강 부시장은 “기술의 융합화야말로 ‘1+1의 합이 2가 아니라 3이나 4가 되는 기술진보도 가져올 수 있다”면서 “연구개발을 통해 신기술을 창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개발된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 내는 컨버전스는 R&D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융합기술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최근 ‘융합’에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는 강 부시장은 “통신기술과 IT 인프라에 기반한 ‘정보화시대’를 지나 다양한 기술과 산업 간 창조적인 결합을 통한 ‘뉴컨버전스’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융합전략을 통해 신규 사업기회를 창출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전략마련이 그래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광주의 광산업은 대표적인 융합산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의료용 레이저와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군사용 정밀기기, 정보가전제품 등 대부분의 산업분야에서 광산업은 어떤 형태로든 접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효율적으로 연구하고 관련 네트워크를 결집시키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강 부시장은 이 같은 필요에 따라 최근 ‘제1회 광주융합기술 아카데미’를 마련했다. 국내 산학연 전문가와 과학기술자, 기업체 종사자, 대학교수 등 500여명을 모아 펨토과학을 비롯한 국내·외 가속기 현황,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등을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어느 누구보다 발빠른 행보에 나선 것.
강 부시장은 “광주융합기술 아카데미가 스위스 다보스 포럼처럼 권위 있는 아카데미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과학계는 물론이고 산업계, 문화예술계 등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면서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처럼 지역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영역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내실있는 행사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를 융합산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미래융합아카데미에 매월 1회 국내·외 석학이 참여하도록 할 것입니다. 당장 이달 말에는 로봇을 주제로 한 융합아카데미를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응용기술 기반인 기초기술연구와 산업기술연구가 상호 융합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편 강 부시장은 대한민국 R&D 심장인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이사장을 역임했다. 국내 처음으로 세계 사이언스파크협회(IASP) 국제이사회 이사로 지명됐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