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중성미자 검출 설비를 갖추고 우주생성의 비밀을 풀기 위한 실험에 본격 착수한다. 중성미자는 양성자나 전자보다 더 작은 소립자의 일종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영광 원전 부근에 들어선 중성미자 검출설비(RENO)가 지난 2006년 3월 착공 이후 약 5년 만인 올 2월 완공돼 오는 7월부터 중성미자 검출 실험에 들어간다고 3일 밝혔다.
국내 연구진이 RENO를 통해 밝히고자 하는 것은 한 종류의 중성미자가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의 비율을 나타내는 ‘변환상수’다.
현재까지 밝혀진 중성미자의 종류는 전자·뮤온·타우중성미자 등 세 가지로 이들은 서로 자유롭게 형태를 바꾼다. 전자중성미자는 뮤온중성미자로, 뮤온중성미자는 타우중성미자로, 타우중성미자가 전자중성미자로 탈바꿈한다.
지금까지 뮤온-타우, 타우-전자중성미자 간 변환상수는 밝혀졌지만 전자중성미자가 뮤온중성미자로 바뀌는 비율은 세계 어느 연구진도 측정하지 못했다.
국내 연구진은 영광 중성미자 검출설비에서 이 전자-뮤온중성미자 변환상수가 확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수봉 서울대학교 교수는 “이 변환상수가 확인되면 ‘빅뱅(Big Bang;우주를 탄생시킨 대폭발)’ 직후 우주 공간을 채웠던 소립자의 성질을 역추적할 수 있다”며 “우주의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 연구, 향후 중성미자 실험 프로그램의 방향 등을 결정하는 데도 결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실험이 성공적일 경우, 노벨상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실제로 1998년 일본 연구진이 실험장치 ‘수퍼카미오칸데’를 통해 처음 세 종류의 중성미자 간의 변환을 발견,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