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스크린 서비스 시장에서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업계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표준화를 위한 생태계부터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멀티스크린 서비스란 TV·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다양한 기기에서 한 가지 콘텐츠를 연이어 보는 것을 뜻한다. 이미 웹브라우저, 프로그래밍 언어 등 멀티스크린 서비스를 위한 기반 기술에서는 ‘HTML5’ ‘자바(JAVA)스크립트’ 같은 표준이 주도권을 잡아 나가고 있다. 영상 압축기술에서는 H.264와 MPEG4, 구글이 온2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면서 밀고 있는 ‘VP8’ 코덱 진영이 맞붙은 상태다. 파일 포맷, 영상 스트리밍, 디지털저작권관리(DRM)에서도 다양한 표준이 쏟아져 나와 경쟁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 기반 기술을 응용한 서비스에서만큼은 앞서가야 한다는 것이다.
3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ICT Forum Korea 2011’의 기조연설에서는 스마트TV와 멀티스크린 관련 표준에 관한 사항이 논의됐다.
강배근 LG전자 LCD TV연구소 상무는 “스마트TV 시청자가 어떻게 콘텐츠를 검색하고 이용하는가 하는 측면을 위주로 어떤 표준을 결정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스마트TV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에게 웹 앱 형태로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기기와 운용체계(OS)를 지원하는 앱스토어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호 SK텔레콤 미디어플랫폼 본부 PM사업추진팀장은 “통신사업자, 기기 제조사, 콘텐츠 제공사 등 전체 이해관계자들이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의 사용자환경(UX)을 고려해서 모든 기기에서 모든 서비스가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 관점에서 어떤 표준을 선택할지 상호 협력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종합하면 기반 기술에서 어떤 표준을 사용할 것인가는 콘텐츠 사용자의 UX를 고려해서 자유롭게 기기 간 통신이 이뤄지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종봉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표준화본부장은 “TTA의 표준화 위원회와 연계된 38개 표준화 포럼에서 멀티스크린 기술 표준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으며 회사 간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ICT FORUM KOREA 2011은 ‘스마트ICT 표준화-2단계’를 주제로 △이동·무선통신 △RFID/USN △웹서비스 △스마트컴퓨팅 및 네트워크 △ICT융합 △방송 및 디지털콘텐츠 분야의 표준화 동향과 전략에 대해 발표하는 행사다. 올해로 11회째 열렸다. TTA의 지원을 받는 38개 ICT 표준화 전략 포럼이 참가하고, 기업 최고기술책임자(CTO), 교수 등이 참여해 50여개 주제에 대해 심층 토론을 벌였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