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ARM 대항마 떴다. KAIST `코어A` 출시

 전 세계 가전제품 및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의 두뇌인 모바일 CPU 시장을 장악해온 ARM에 대항할 수 있는 CPU 기술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CPU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보조 프로세서로는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더욱이 국내 기술진은 계속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영국의 ARM이 독식하고 있는 프로세서 코어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반도체설계연구센터(IDEC·소장 경종민)는 박인철 KAIST 교수팀이 개발한 순수 국산 CPU 기술인 ‘코어A’를 매그나칩 공정을 통해 칩으로 구현했다고 3일 밝혔다.

 코어-A는 2008년 박인철 KAIST 교수팀이 특허청 지원으로 개발한 것으로, 학교와 기업 모두 설계자산(IP)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코어-A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로드받거나 개발팀에 의뢰하면 교육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기술지원 책자도 마련돼 있다.

 이미 일부 국내 팹리스 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응용 제품을 출시 중이다. 국내 팹리스 및 SW 기업인 다이나릿시스템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특허청 지원을 받아 동부하이텍 공정을 이용, 소-코어(So-Core)A라는 칩을 출시했다. 이 칩은 클록속도가 150㎒에 달해 가전이나 모바일 보조 프로세서용으로 사용하기 적합하다. 이 회사는 조만간 300㎒의 클록속도를 내는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일부 팹리스 기업도 코어A를 CPU로 적용한 칩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회사들은 많지만, 핵심 기술인 코어로는 대부분 ARM이 개발한 IP를 사용한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의 AP를 개발하는 엔비디아·퀄컴·애플·삼성전자 모두 각자의 핵심 반도체를 내놓고 있으나 코어는 모두 ARM의 기술이다. 국내 중소기업들도 ARM 코어를 이용하고 있으나 라이선스 비용이 최대 수 십억원에 이르러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정광희 IDEC 팀장은 “기업이든 학교든 가리지 않고 이 코어를 무료로 가져다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향후에는 ARM을 대체하는 코어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철 교수는 앞으로 1㎓ 속도까지 낼 수 있는 CPU 코어까지 계속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1㎓의 속도는 PMP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스마트패드에도 적용 가능한 수준이다.

 한편 특허청은 국내 프로세서 IP 시장을 약 1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을 영국 ARM이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