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일환으로 올 하반기 도입하려던 ‘원가절감 인증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원가절감 인증제는 중소기업이 스스로 생산원가를 낮추면 이를 정부 지정 평가기관에서 인증해주고, 대기업과의 납품단가 협상에 반영해 혜택을 주는 제도다. 인증제에 참여하는 대기업에는 정부의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가점도 준다.
중소기업청은 당초 이 제도를 오는 7월 시범적으로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중소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서둘러 제도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본지 3월 18일자 22면 참조
우선 원가절감인증제 명칭이 변경될 전망이다. 제도 내용 역시 성과 공유를 확산하는 방향으로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제도의 전면 수정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기청 관계자는 “원가절감이라는 용어가 다소 포괄적이어서 당초 정책 의지와는 달리 중소기업들에 일부 혼선을 주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만들어지는 제도에서 원가절감이라는 용어는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책 방향 선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중소기업계 입장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채 설익은 정책을 내놓았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소기업들은 정부 발표 직후 납품제품 원가공개를 전제로 한 이 제도가 득이 되기보다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대기업도 정부지정 평가기관에서 제시하게 될 원가 절감 평가에 대한 기준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중소기업 간 자율협약 성사 여부에 의문을 나타냈다.
중기청 관계자는 “제도 시행까지 2개월여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거쳐 중소기업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