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 달부터 출시하는 갤럭시 탭 시리즈에 세계 처음으로 디스플레이 두께를 더욱 줄일 수 있는 강화유리 일체형 터치스크린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종전 두 장의 투명전극(ITO) 필름을 적용하던 터치 기술 방식은 강화유리 일체형으로 점차 옮겨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적용해 10.1인치, 8.9인치 등 새 모델과 함께 기존 7인치보다 다소 커진 7.3인치 모델도 처음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산업용·e북용·휴대형 등 시장별 특화 모델로 스마트패드 시장에서 애플과 전면전을 펼칠 계획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다음 달 출시하는 갤럭시 탭 10.1·8.9인치 모델에 ‘강화유리 일체형 터치스크린(G1F)’을 적용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7.3인치 갤럭시 탭도 곧 선보이기로 했다. 10.1인치 모델의 터치스크린은 대만 J터치가 이미 지난 1분기부터 공급 중이며, 국내 협력사들은 후속 모델인 8.9와 7.3 인치용 터치스크린을 납품한다. 삼성전자는 올 초만 해도 일체형 터치스크린 공정 수율 문제 때문에 스마트패드(태블릿PC) 적용을 내년 초로 계획했지만, 아이패드2 출시로 일정을 앞당겼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10.1·8.9·7.3인치 세 가지 모델로 특화 시장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10.1인치는 의료·제조·유통 등 산업용으로, 8.9인치는 e북용으로, 7.3인치는 휴대폰 기능을 포함한 휴대형으로 각각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휴대형의 경우 기존 7인치보다 약간 커진 크기로 프리미엄을 강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올해 갤럭시 탭을 1000만대가량 생산·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3개의 제품 라인업으로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은 맞지만 현재 7.3인치 갤럭시 탭을 신규로 내놓는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의 눈>
갤럭시 탭 10.1은 올해 초 ‘MWC 2011’에서 처음 공개될 때만 해도 10.9㎜의 두께였다. 터치스크린에 두 장의 투명전극(ITO)필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패드2를 8.8㎜ 두께로 출시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삼성전자는 강화유리 일체형 터치를 적용해 갤럭시 탭 10.1의 두께를 8.6㎜로 줄였고, 현존하는 스마트패드 중 최소 두께를 실현했다.
삼성전자는 위험 부담도 안고 있다. 강화유리 일체형 터치는 제품의 두께 최소화, 빛 투과율 향상으로 디스플레이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완벽하게 검증이 끝난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강화유리 배면에 인쇄를 하고, 전극을 붙이는 과정에서 많은 불량이 발생한다. 수율이 불안정하다. 디스플레이와 터치를 완전하게 붙이는 ‘풀 라미네이션’ 공정도 문제다.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일체형 터치는 광접착필름(OCA)을 사용해 디스플레이와 증착하는 반면에 스마트패드는 UV본딩으로 붙여야 한다. 필름 증착은 불량이 발생해도 터치와 디스플레이를 재사용할 수 있지만 UV본딩은 불량이 발생하면 터치와 디스플레이 모두 폐기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이 점을 보완한다면 갤럭시 탭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애플을 누르고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국내 터치 업체도 대만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9.7인치만 고집하는 애플과 달리 세 모델을 출시하는 것은 특화 시장공략을 통한 실수요를 잡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애플 ‘아이패드’에 비해 아직 약한 브랜드 파워를 보완하면서 실구매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소모적인 스마트패드 인치 표준 논쟁에서도 벗어나 효과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장지영·이형수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