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포럼]대한민국 연료전지 산업을 위한 제언

최인준 포항테크노파크 원장.
최인준 포항테크노파크 원장.

 태양광·풍력·연료전지 분야를 3대 신재생에너지로 들 수 있다. 이중 태양광과 풍력은 연료전지보다 먼저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 상용화가 한창이다. 하지만 짧은 기간 대규모 투자가 집중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많은 부분을 외국부품을 사용해 국내 중소 벤처기업의 부품 소재 개발 기회를 놓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향후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또 다른 무역역조 현상을 발생시킬 소지도 많다.

 이런 맥락에서 연료전지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기존 화력발전 대비 연료전지 발전은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약 40% 감소시킨다.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의 유해 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면서 에너지 사용량은 약 25% 이상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연료전지는 총 부품수로 보면 약 4000여개까지의 부품이 필요한 거대한 부품 소재 산업인 동시에 시스템, 설치, 유지보수까지 필요하다. 비교하자면 자동차·조선과 같은 전후방연계 효과가 매우 큰 산업이다.

 향후 연료전지 시장 중 가장 규모가 커질 발전용 연료전지 분야는 포항에 위치한 포스코파워가 앞서가고 있다. 포스코파워는 지난 2007년 미국 FCE와 기술제휴를 맺은 이후 용융탄산염연료전지(MCFC)를 단계별 기술인수를 통해 국산화를 실현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포스코파워는 세계 MCFC 연료전지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연료전지인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를 개발 중이다.

 SOFC 연료전지는 MCFC보다 발전효율과 전력밀도가 높고 다양한 연료의 활용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어 최근 선진 각국이 개발을 서두르는 분야다.

 기존 연료전지 산업과 다른 신재생 분야는 외국 기술을 도입하거나 기술 추격을 통해 기술개발이나 상업화가 이뤄져 왔다면 SOFC 연료전지는 우리 자체 기술을 통한 한국형 제품으로 개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세계 시장에서 선점효과를 볼 수 있으며 국내 부품 소재 산업에 새로운 큰 시장을 열 수 있다.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녹생성장의 세계적 성공사례가 될 것이다. 아울러 국가 차원에서 부품 소재 산업 외에도 기계·전자·화공 등 산업전반의 파급효과와 우수한 벤처기업 육성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두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정부차원의 장기적인 연구개발(R&D)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형성되지 않은 시장으로 인해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기업들이 아직은 R&D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연료전지 평가관련 기반 구축이 시급하다. 이 또한 본격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관련기업이 개발한 부품 소재 등이 테스트될 마땅한 곳이 없다. 따라서 연료전지 평가관련 기반을 구축해 기업에서 개발한 연료전지 요소부품 및 소재의 성능 신뢰성 평가 장비를 구축하고 국내 고유의 부품소재를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녹색기술은 대한민국 뿐 아니라 세계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하지만 아직 연구개발과 투자가 필요하다. 그 중 SOFC 연료전지는 우리가 세계를 선도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정부와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 그리고 연구자들의 헌신적 노력이 대한민국 녹색산업의 성공신화를 이루어내는 초석이 될 것이다.

 최인준 포항테크노파크 원장 injun@pohangtp.org

최인준 포항테크노파크 원장.
최인준 포항테크노파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