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1개 원전 안전대책 보강, 고리 1호기 6일부터 재가동

  정부가 국내에 가동 중인 21개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최악의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추가 안전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또 최근 가동을 중단한 고리 1호기는 안전점검 결과 계속운전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 하에 6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간다.

  교육과학기술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내 원전 안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21일 원자력안전위원회를 개최, 전문가 73명이 참여한 가운데 국내 원자력 시설의 총체적인 안전 점검을 실시키로 한 바 있다. 점검결과 현재까지 조사〃연구를 통해 예측된 최대 지진과 해일에 대해 국내 원전은 안전하게 설계·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호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그러나 일본 원전사고를 계기로 최악의 자연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원전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총 50개의 장단기 안전 개선대책을 추가로 마련키로 했다”며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한수원 측에서 약 1조원의 재원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해일에 대한 안전 여유고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리 원전의 해안방벽을 높여(현재 1.7m → 4.2m 이상) 타 원전의 부지높이 수준(10m)으로 증축키로 했다.

  또 원전부지가 완전히 침수되는 상황에서도 원전에 비상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비상디젤발전기 시설 등에 방수문, 방수형 배수펌프 등 방수시설을 전 원전에 추가로 설치키로 했다. 방수시설 설치에도 불구하고 비상디젤발전기가 작동되지 않는 경우에 대비해 차량에 장착된 이동형 비상발전기를 원전 부지별로 1대씩 신규로 확보할 계획이다.

  최악의 경우 원자로 내 핵연료가 손상돼 대규모의 수소가 발생되더라도, 일본 원전과 같이 수소폭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원이 필요 없는 최신형 수소제거설비를 전 원전에 설치토록 했다.

  전국의 환경방사능 감시를 위해 지난 4월 1일 독도에 무인방사선감시기를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기존 71개의 전국 환경방사능측정소를 120개까지 확대하고 방사선방호약품 등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최근 안전점검을 위해 가동을 중단한 고리 1호기에 대해서는 이날부터 재가동하기로 들어갈 방침이다.

  윤철호 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은 “지난 4월 22일부터 5월 3일까지 고리 1호기에 대해 계속운전 허가 시 검토됐던 안전사항, 원자로 용기 안전성, 불시정지의 원인분석과 후속조치 등을 점검한 결과 계속운전에 적합함이 확인됐다”며 “오늘 이 결과를 한수원 측에 전달해 곧바로 재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리원전 1호기는 장기 가동되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 매년 실시되는 안전검사 시 계속운전과 관련된 점검항목을 추가하고 점검기간도 연장키로 했다.

  정부의 점검과정에 민간단체와 한경단체의 의견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러 단체의 24개 건의사항과 38개 민원사항을 모두 수렴했다고 교과부 측은 설명했다.

  윤철호 원장은 “일본 후쿠시마 사태가 자연재해에 의한 것으로 이번 점검에서 외부 테러에 의한 사고부분은 점검하지 않았다”며 “이번 점검이 외부 전문가들 통한 독립적 점검을 받고 이를 정부의 결과와 비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