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플라스틱의 재발견

[현장에서]플라스틱의 재발견

 가볍고 편리한 것에 대한 인류의 갈망은 역사상 과학적 발명과 발견으로 충족됐다. 거대했던 컴퓨터는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노트북과 손안에 쏙 들어가는 스마트폰으로, 수험생의 책가방을 차지했던 무거운 사전들은 전자사전으로 진화했다. 성능과 이동성도 향상됐다. 마라토너들이 체중 감량을 위해 애쓰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IT나 스포츠 분야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에서도 체중 감량은 중요한 화두이자 과제가 됐다. 이 해답의 주인공이 바로 ‘플라스틱’이다. 흔히 완구류나 생활용품에 주로 쓰인다고만 알고 있는 플라스틱이 자동차에 사용되어 획기적인 무게 절감효과를 가져온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자동차의 금속 부품들을 대체한다. 경량화로 연비를 절감한다. 한 예로, 플라스틱은 강철 무게의 6분의 1에서 7분의 1까지 가볍고, 유리섬유강화 폴리머와 같은 최첨단 물질은 강철과 유사한 성질과 기능을 가졌으나, 무게는 금속부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자동차 무게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차체패널을 금속부품 대신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면 중량을 줄일 수 있다. 연료소비량과 CO2발생량을 감소시켜 친환경적이며, 다양한 디자인과 보행자 안전성 등을 만족시킬 수 있다.

 이렇듯 플라스틱을 이용한 경량 엔지니어링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독일계 특수화학기업 랑세스는 전자, 소비가전, 자동차산업에 방대하게 사용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주력 제품 중 하나로 생산하고 있다. 랑세스의 플라스틱 시트는 하중저항 기능 안정성, 장기적 성능 유지 등 우수한 사양을 갖추고 있어, 자동차 부품에 적용하면 더욱 가볍고 안전한 자동차 생산이 가능하다. 아우디 A8는 이러한 플라스틱 시트를 적용한 최초의 차량으로 무게를 10% 줄이면서도 U자 단면모양의 프런트 엔드 라인이 보다 얇은 형태로 디자인됐다. 섬유강화 플라스틱 시트는 얇은 금속판처럼 성형할 수 있고 녹슬지 않으며 연비를 절감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차 한 대당 플라스틱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까지 연간 7%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랑세스는 올해를 ‘하이테크 플라스틱의 해’로 지정하고 경량화 소재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CF 영화에나 나올 법한 가볍고 빠르며 친환경적인 미래 자동차를 만날 날이 그리 머지않았고, 업계는 화학에 그 길을 묻고 있다. 플라스틱의 재발견은 이제 시작이며, 더 가볍고 더 친환경적인 소재 개발을 위한 화학업계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한상훈 랑세스 플라스틱 사업부 영업/마케팅 이사 sanghun.han@lanx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