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루 금융당국 손떠나 총리실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지난 주말 내내 무거운 침묵과 긴장이 뒤덮였다.

 지난 6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직접 나서 ‘금감원 쇄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9일 총리실에서 발표키로 급선회하면서다. 금융당국 내부에선 이것이 곧바로 칼자루를 총리실 또는 그 윗선이 잡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은 6일 단행된 개각에서 막판까지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취임한지 넉달 밖에 안된 점과 현 금융당국 사태를 해결해야할 책임 등이 주어지면서 유임으로 가닥이 잡혔다.

 9일 예정된 저축은행 등 금융권 사태 발생이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이 어떤 구체화된 개혁·혁신 방안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지난주 대통령이 진노하는 상황까지 겪으면서 취임후 두달도 채 안된 권혁세 금감원장은 금융정책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금감원 직원들도 지난 주말 쇄신 관련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내부적으로 변화 의지를 모으고 다지는데 집중했다.

 정부 내에선 현 상황이 금융위·금감원 등 기존 조직 주도로 개선책이나 방안을 내놓는 것으로 진정될 수위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총리실 차원에서 이제까지의 상황에 대한 정부 역할과 책임을 소상하게 설명한 뒤 그에 따른 금융당국 책임자에 대한 징계까지를 포함한 모든 실행 가능한 조치를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국민 신뢰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금감원과 금융위 사안은 지금 이들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엔 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